국제
브라질 새해 경기부양 카드는 `최저임금 11% 인상`
입력 2015-12-31 15:19 

브라질이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11% 인상하기로 했다.
리우타임스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최저임금을 기존 788헤알에서 11.6% 오른 880헤알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이번 인상으로 400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퇴직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재정문제에 시달리는 브라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카드를 꺼낸 건 경기부양을 위해서다. 정부는 재정 부담이 다소 늘더라도 새해에 570억헤알 (약16조91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공급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포퓰리즘 행태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탄핵 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좌파 세력 지지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당근으로 내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가뜩이나 위험한 브라질 재정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며 싸늘한 반응이다. 실제 이번 인상으로 2016년 브라질 정부지출 예정액은 기존 273억헤알에서 302억헤알로 29억헤알 가량 늘어나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지난해 마지막 외환 거래일인 30일 헤알화 가치는 전날보다 1.83% 떨어진 달러당 3.948헤알에 마감됐다. 작년 한해동안 헤알화 가치는 총 48.49% 떨어졌으며, 5년간 누적 하락률은 136.97%나 된다.

파울로 드 그라시아 SLW코레토라 외환담당자는 헤알화 급락은 브라질 경제에 잠재된 부정적 요소를 우려하는 시장 반응 때문”이라며 단기간에 걸쳐 헤알화 시장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브라질 현지 컨설팅업체들은 정부 재정 악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 물가·실업률 상승, 산업생산 둔화 등이 국가신용등급을 끌어내리고 있고, 이것이 헤알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신용평가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내렸고, 무디스는 아직 투자등급을 유지 중이지만 등급 강등을 경고한 상태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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