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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2015 프로야구] 1 : 14년만의 V, 정상은 달콤했다
입력 2015-12-31 06:31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한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달성했다. 곰의 탈을 쓴 여우 같은 김 감독의 리더십이 빛났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31일은 2015년의 남은 마지막 날이다. 1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1 : 14년 숙원을 푼 두산의 우승
14년 전인 2001년, 두산의 세 번째 V. 당시 두산의 우승 이후 14년 간 ‘업셋 우승은 없었다. 기나긴 침묵의 시간을 깨고 다시 ‘업셋을 달성한 팀 역시 두산.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인 두산은 마법과도 같은 한 달을 보냈다. 2000년 대 중반 이후로 가을 야구에서 매 번 좌절한 아픔을 완전히 씻어낸 달콤한 우승을 맛봤다.
사실 두산의 정규시즌은 순탄치만 않았다. 전반기까지 꾸준한 모습으로 선두권을 유지하던 두산은 8월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지난 9월 초 올 시즌 최다 연패인 6연패에 빠지면서 급격히 흔들린 것.
선두권인 삼성과 NC와 격차가 벌어진 두산은 시즌 막판까지 넥센과 치열한 3-4위 싸움을 펼쳤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간 순위 싸움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KIA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투수 이현호의 호투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고 정규시즌 3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가을의 기적이 시작됐다. 두산은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재대결을 펼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적 같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바로 두산이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맞이한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은 5-9로 뒤진 9회 대거 6득점하면서 승리하는 ‘미라클 두산을 선보였다. 이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거둔 역전승이 우승의 기폭제가 됐다고 바라봤다.
두산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매 번 좌절해야만 했던 가을 야구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14년 만에 잠실구장에서 두산의 V4가 완성됐다. 사진=MK스포츠 DB
플레이오프에서 펼쳐진 김경문 NC 감독과의 ‘사제 간 대결도 치열했다. 시리즈 1승 2패로 몰렸던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의 연이은 쾌투에 힘입어 시리즈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아픔을 겪은 삼성과 다시 정상의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출발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두산은 이후 4경기를 내리 승리했다. 결국 두산은 10월의 마지막 날,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오른 이현승의 마지막 공과 함께 14년 묵은 숙원을 풀었다. 특히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선수와 감독으로 한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렇게 두산은 달콤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법.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맞이한 겨울은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 중심 타자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로 떠난 가운데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은 여전히 물음표다. 가을 야구에서 맹활약한 니퍼트와의 재계약도 감감무소식. 우승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선수단과 연봉 협상도 아직 소식이 없다.
그나마 ‘캡틴 오재원이 지난 30일 4년 총액 38억원에 도장을 찍은 것은 위안거리다. 유일하게 남은 FA인 고영민과의 협상은 다음해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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