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담 비서(73)의 사망이 알려진 날 최룡해 당 비서가 권력구도에 복귀한 내용도 확인됐다.
30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김 비서 국상을 위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며 최 비서가 사실상 당 비서직에 복귀한 사실을 알렸다. 이날 공개된 명단에서 최 비서는 장의위원장을 맏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제외하고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사이 다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달 8일 공개된 리을설 인민군 원수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져 좌천설이 제기된지 채 두 달이 안돼 다시 건재를 확인한 셈이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 비서의 복귀가 김 비서의 급작스러운 사망에 따른 조치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제1비서가 새로운 대남담당 비서직을 염두에 두고 최 비서를 복귀시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양건 비서는 대남업무 이외에도 동북아를 비롯한 국제문제와 일부 외자유치 사업도 관장했다”며 남북대화는 물론 중국·러시아 특사경험이 있는 최 비서가 적임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비서 직을 당분간 공석으로 두고 당내 전문부서인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직만 충원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는 기존 통전부 2인자인 원동연 제1부부장이 첫손에 꼽힌다. 한때 좌천설이 제기됐던 원 제1부부장은 최 비서와 함께 이번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원 제1부부장보다 명단에서 서열에 앞선 김완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서기국장 겸 통전부 부부장도 남북관계의 숨은 실력자로 ‘포스트 김양건을 노려볼만 하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