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북 아파트 뛸때 강남은 날았다
입력 2015-12-27 17:18  | 수정 2015-12-27 19:15
서울 강남과 강북을 가르는 벽이 더 높아졌다. 재건축 열풍에 강남 아파트 가격이 천장을 뚫을 만큼 치솟으면서 강북과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이제는 웬만한 강북 아파트를 팔아도 강남 아파트 전셋집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강남·북 시민 주거 격차가 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114를 통해 최근 3년간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평균 매매값과 전셋값을 분석한 결과 강남·서초·송파 '강남 3구' 아파트 전용 3.3㎡당 매매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2776만원으로 3년 전 2527만원보다 9.9% 올랐다. 전용면적 84㎡의 이 지역 평균 아파트값은 9억1608만원이다. 3년 전 가격(8억3391만원)보다 8217만원이나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북3구 대표 격인 도봉·노원·강북구 아파트는 1062만원에서 1109만원으로 4.4% 오르는 데 그쳤다. 전용 84㎡로 따져보면 3억6597만원으로 3년 새 오른 금액은 고작 1540만원에 불과하다. 상승률로 보면 강남3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강남3구 아파트값 오름세(9.9%)는 독보적이다. 목동, 용인, 분당, 평촌 등 과거 집값 폭등기를 상징하는 '버블세븐' 지역(8%)도 강남3구 상승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3구 가운데 강남구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3206만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액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3년 전 대비 상승률도 11.9%로 가장 높았다. 반포동이 있는 서초구가 이 기간 2631만원에서 2863만원으로 8.8% 뛰었다.
전셋값도 만만찮다. 강남 3구 아파트 3.3㎡당 전세가격은 2012년보다 무려 42%나 뛴 1737만원에 달한다. 강남구에서 전용 84㎡ 전셋집을 구하려면 평균 6억2370만원이 필요하다. 강북3구 같은 면적 아파트 '매매가'의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년 전 6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쓴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 84㎡는 이달 초 8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3년간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같은 면적의 도봉구 창동 '삼성래미안'은 이 기간 2억2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고작 8000만원 오른 것과 비교된다. 강남 아파트값 고공행진의 주역은 재건축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일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반년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며 "여기에 압구정 현대 등 기존 아파트값도 과거 고점 수준을 회복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이 달아올랐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재건축 사업에 멸실 주택만 3만가구에 이르자 전셋값도 자연스럽게 뛰었다. 반면 강북은 일부 재개발 단지를 제외하면 정비사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고 별다른 호재도 없어 용인과 김포 등 저렴한 택지지구를 앞세운 경기권 신도시에 수요자를 뺏겼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강남·북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장위·흑석뉴타운 등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인 만큼 내년에는 강북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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