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크리스마스의 악몽 `염산 테러` 40대 남성 자수
입력 2015-12-27 16:02 

헤어진 전 여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염산 테러를 한 40대 남성이 경찰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수했다.
27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피해자 A씨(31·여)에게 염산을 뿌려 다치게 한 혐의(특수협박·특수체포미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양 모씨(4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이달 24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용산구 A씨의 집 앞에서 미리 준비한 염산을 A씨의 얼굴을 겨냥해 뿌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두 사람은 직장 동료로 만나 올해 8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양씨는 A씨와 만나는 동안 이른바 ‘데이트 폭력을 일삼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10월 18일 A씨의 집에서 A씨가 다른 남성을 만났는지를 추궁하며 폭행하는 등 소위 ‘의처증 증세를 보였다. 계속되는 양씨의 폭언·폭행에 A씨는 결국 11월께 결별을 선언했다.

이별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양씨는 A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6일 피해자의 멱살을 잡는 등 폭행 과정이 동료 직원들에게 알려지면서 양씨는 많은 비난과 퇴사 압박까지 받게 됐다. 앙심을 품은 양씨는 범행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이달 초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한 화학약품 판매점에서 염산 2L를 샀다. 범행 하루 전날인 23일에는 종로구 황학동 소재 벼룩시장 노점에서 전기충격기도 구입했다. 그는 범행 당시 전기충격기를 사용했지만 실패했고, 곧바로 염산을 꺼내 A씨에게 뿌린 뒤 달아났다. 도주 과정에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도 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양씨를 추적하면서 문자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등 자수를 종용했다. 계속된 압박 끝에 양씨는 26일 오후 변호사와 함께 용산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범행 사실 등 혐의 대부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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