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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차 상관 안 해” 우리은행의 ‘이심전심’
입력 2015-12-24 21:28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임영희.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춘천) 서민교 기자] 춘천 우리은행은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잔인했다. 용인 삼성생명에게 올 시즌 최소 득점 불명예를 안기며 8연승을 찍었다.
우리은행은 큰 점수차 리드에도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선수들도 모두 알고 있는 이심전심의 이유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2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홈경기에서 66-39로 대승을 거뒀다. 무려 27점차 승리. 8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시즌 전적 14승2패로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우리은행은 이미 3쿼터에 승부를 갈랐다. 우리은행은 3쿼터에만 25-7로 압도하며 55-28로 크게 앞서 삼성생명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하지만 4쿼터에도 우리은행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경기 막판까지 주전 선수들이 그대로 코트에 나섰다. 박혜진이 36분 이상을 뛰었고, 임영희-양지희-이승아-샤샤 굿렛도 20분 이상을 소화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큰 점수차로 벌어졌을 때 휴식 차원에서 주전 선수들을 빼고 벤치 멤버를 대거 기용한다.
위성우 감독은 왜 일반적이지 않았을까. 이유는 분명했다. 위 감독은 점수차는 신경 쓰지 않는다. 선수들을 쉬게 한다고 해서 체력적으로 더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각 선수들마다 뛰어야 하는 만큼 뛰어야 경기 체력이 유지된다. 그래서 4쿼터에도 선수들에 맞춰 뛰는 시간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20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임영희도 위 감독의 의중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임영희도 27분을 넘게 소화했다. 임영희는 벤치에서 출전 시간을 체크하기 때문에 점수차가 벌어져도 내가 뛰어야 하는 시간을 뛰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적게 뛴다고 더 쉰다는 느낌도 없다. 운동량이 줄어도 경기보다 연습이 더 힘들다. 차라리 경기에서 많이 뛰는 게 더 낫다”고 웃었다.
우리은행이 최근 3시즌 동안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철저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 이 탓에 삼성생명은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39득점으로 여자프로농구 역대 공동 2위 망신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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