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워지지 않는 상처…"고통 삭인 흔적"
입력 2015-12-24 19:40  | 수정 2015-12-24 20:33
【 앵커멘트 】
그렇다면 학대를 받은 아이의 상태는 현재 어떨까요?
밝은 모습을 보이며 자기 의사표현이 뚜렷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긴 했는데, 여전히 굳게 닫힌 마음을 잘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2일 끔찍한 가정폭력에서 탈출한 피해아동.

아동보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폭력의 흔적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치의에 따르면 여전히 비타민과 철분 등의 영양이 결핍된 상황이고, 손과 발에는 부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신적인 상처입니다.

12살 피해 아이가 그린 집과 나무의 모습입니다.


자아를 투영한 나무그림에는 빼곡하게 장식을 그려놓았는데, 전문가들은 공허한 심리상태를 나타낸다고 설명합니다.

종이의 한쪽 귀퉁이에 자그마하게 그린 그림에서 지속적인 학대로 인해 위축된 심리상태를 엿볼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의 주치의이기도 했던 신의진 의원은, 피해 아동이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연기가 꽃이 나오잖아요. 분노를 꽃으로 다 승화시킨 것 같아요. 향기나는 집을 소망하고 살았던…."

심리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 기분 상태 등을 묻고 있지만, 피해 아동은 감정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신의진 / 소아정신과 전문의 (국회의원)
- "장기간동안 정서적 학대와 방임 속에 살다 보니까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 자체가 거의 없어요."

피해 아동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김석호·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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