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학적 거세, 성범죄 재발 억제효과 있다"
입력 2015-12-24 17:34 
성폭력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화학적 거세'(성폭력 충동 조절 주사)가 성적인 충동행동과 재범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화학적 거세를 규정한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제4조 제1항)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화학적 거세 명령을 받고 출소한 뒤 형이 집행 중인 8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충동 조절 주사제'를 1년 이상 투여한 결과 성적인 충동행동의 조절 효과가 관찰됐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임 교수는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화학적 거세는 성범죄자에게 성폭력 충동 조절제를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대략 6개월 정도는 1개월에 1차례씩 주사하다가 그 이후에는 주사 주기를 3개월에 1차례꼴로 줄이는 게 보통입니다.

임상 결과를 보면 8명의 화학적 거세 대상자 중 6명이 1년 이상 꾸준히 성폭력 충동조절제(루프로렐린)를 투여받았습니다. 이들은 출소 전부터 주사를 맞기 시작해 출소 후에도 1년 이상 관찰한 결과 성적환상, 태도, 충동행동에서 유의한 감소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출소 이후 1명도 재범이 없었습니다. 화학적 거세 판정이 내려질 당시 이들 6명 모두 성도착증을 동반한 상태였습니다.

반면 나머지 2명은 출소 이후 화학적 거세를 완강히 거부했거나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지 않은 경우여서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습니다.

화학적 거세의 부작용으로는 매우 경미한 수준의 체중변화, 피로감, 가려움증 등이 관찰됐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모두 회복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입니다.

임명호 교수는 "화학적 거세 명령을 받은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국내 처음으로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임상효과와 부작용을 관찰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최장 3년여 동안 약물을 투여받은 성범죄자 사례를 보더라도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 억제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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