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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삼킨 김현수, 다시 시작하는 ‘기적의 도전’
입력 2015-12-24 10:22  | 수정 2015-12-24 1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공식 입단하며 신고선수 신화를 쓴 김현수. 사진=볼티모어 구단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김현수(27)가 공식적으로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꿈의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김현수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신고선수 출신의 이력은 성공사례를 이룬 추신수(33·텍사스)와 강정호(28·피츠버그) 등과 또 다른 기적 같은 도전이다.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김현수와 계약기간 2년에 700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25번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김현수는 포스팅 시스템이 아닌 자유계약선수(FA)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1호 한국인 야수 메이저리거가 됐다. 김현수는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뒤 조용히 메이저리그를 노크했고, 최상의 결과를 끌어냈다.
지난 1994년 박찬호 이후 올해 강정호까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한국인 선수는 총 15명이었다. 올해도 박병호(29·미네소타)에 이어 김현수까지 합류하며 내년에는 최소 17명으로 늘어날 전망. 이대호(33)도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현수가 더 주목 받는 이유는 KBO리그의 신고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초석을 다졌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중 유일한 신고선수 출신이다.
엘리트 코스만 밟았을 것 같은 김현수. 늘 웃는 얼굴이라 몰랐던 그의 어두운 과거를 극복한 기적 같은 결과였다.
김현수는 고교 시절 유망주로 꼽혔으나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두산에서 그를 신고선수로 영입하며 프로 무대에 가까스로 발을 들였다. 신고선수의 반란은 당시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경문 감독이 주전으로 발탁하며 시작됐다.

김현수는 이듬해 주전 자리를 꿰찬 뒤 2008년 타격왕에 올랐다. 그해 국가대표로 뽑히며 베이징 올림픽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김현수는 ‘타격기계로 불리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했다. 그는 올해 두산의 우승과 함께 프리미어 12 초대 우승을 이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섰다.
KBO리그 1131경기 통산 타율 3할1푼8리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 부단한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결과였다. 마침내 한국을 넘어 어린 시절 꿈이었던 빅리그에 입성한 김현수는 신고선수 신화의 정점을 찍었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지금 눈물을 흘리라면 흘릴 수 있을 정도로 오고 싶었다.” 김현수의 기적의 도전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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