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코스프레 ①] 덕후의 전유물에서 하나의 문화로
입력 2015-12-24 09:59 
사진=코사모 제공
[MBN스타 유지훈 기자] 사람들은 때로 타인의 삶을 꿈꾼다. 주변 사람부터 배우, 가수, 다른 성별의 삶을 체험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몇몇은 현실이 아닌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속 인물이 되고자 한다. 코스프레는 이런 욕망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프레는 현실 속 인물이 아닌 게임, 영화, 만화 등의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그 캐릭터가 했던 행동을 하는 일종의 놀이문화다. 어원은 의상을 뜻하는 ‘코스튬(Costume)과 놀이를 뜻하는 ‘플레이(Play)를 조합한 일본식 합성어다.

코스프레의 뿌리는 동양이 아닌 서양에 있다. 과거 영국에서 죽은 영웅들을 추모하는 뜻 예식에서 그들의 의상을 똑같이 재현해 입는 것에서 시작됐다. 최근까지도 나폴레옹의 군대를 무지른 웰링턴 공의 군대를 재현하기도 했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미국의 SF 판타지 계열의 축제인 월드 사이언스픽션 컨벤션이 열렸다. 여기에 참가했던 한 일본인은 캐릭터 복장을 입고 있는 사람들에 감명을 받고 일본 SF잡지에 이에 대해 글을 실으며 이를 ‘코스프레라고 소개했다. 이후 일본인들 사이에 코스프레 문화가 자리 잡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코스프레 역시 이 영향을 받았다.

국내는 일본 문화의 개방,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코스프레 문화가 활성화됐다. 각자의 생활공간에서 코스프레를 하던 이들은 동호회와 카페 등에 모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했다. 그리고 각 집단들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가지는 중이다.

코스프레 활동은 솔코와 트윈, 팀코로 나뉜다. 솔코는 솔로 코스플레이의 줄임말로 혼자서 하는 것을, 트윈은 둘이서, 팀 코는 셋 이상이 함께 활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작품 속의 캐릭터의 의상을 함께 입고 나와 코스프레 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초기 코스어들은 20~30대 였다. 하지만 코스프레가 대중화 되면서 10대 층이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사진=코사모 제공
코스프레 초기에는 각자 원하는 캐릭터에 걸 맞는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끝났으나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는 것까지 진화, 최근에는 사진을 보정해 더욱 원작에 충실한 모습으로 꾸미기도 한다. 코스어는 커뮤니티를 통해 사진사를 구해 촬영에 임한다. 코스프레와 사진사를 겸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취미로서 코스프레를 이어가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의상을 대여하는 것은 적게는 5만원이 들고 새로 사거나 중고 의상을 구입하는 것도 대부분 10만원을 넘어간다. 대부분의 코스어들은 의상을 직접 제작하기보다는 외주 제작사에 맡긴다. 의상 제작 업체들은 제복, 갑주, 평상복 등 의상종류에 따라 잘하는 것이 세분화되어 있다.

과거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직업적인 연관성이 없었다는 것이 크다. 하지만 최근 알지코스, 스파이럴 캣츠와 같은 코스프레 전문팀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직업으로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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