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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무대 정조준’ 최원준, “첫 해부터 잘하고 싶다”
입력 2015-12-24 06:02 
올 시즌 고교야구서 최고의 타자로 활약한 최원준(오른쪽). 23일 이영민타격상을 수상한 그는 이제 내년부터 KIA 소속으로 프로무대 첫 발을 내디게 된다. 사진(서울)=황석조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그에게는 자신감, 설렘, 그리고 긴장된 목소리가 녹아져 있었다. 내년 시즌 프로데뷔를 앞둔 2015 고교리그 최고의 타자 최원준(18). 학생으로서는 쌓여가는 수많은 수상트로피 만큼 훈훈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며칠이 지나면 신인 프로선수의 신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아마추어와 프로, 그 넓고도 좁은 장벽에 문턱에 최원준이 지금 서있다.
최원준은 23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열린 2015 야구인의 밤 시상식서 아마추어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상인 ‘이영민타격상을 수상했다. 일찍이 백인천 상 등 연말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거듭난 최원준은 이날 역시 역사와 의미가 가득한 상을 수상하는 기쁨의 주인공이 됐다. 현장에서도 단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상식 장소에 온 관계자와, 팬들은 올 시즌 최원준이 펼친 활약과 함께 그가 내년부터 써내려갈 새로운 역사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최원준은 이번 시즌 고교야구서 66타수 31안타, 무려 4할7리의 놀라운 타격성적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2015년 제 27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서도 활약했다. 한 마디로 올 시즌 가장 인상 깊은 고교타자인 것이다.
이런 될성부를 떡잎을 프로무대에서 모를리 만무하다. 일찍이 1라운드 프로지명이 유력했던 최원준은 결국 2015년 여름 치러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서 1라운드로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내야수인 최원준에게 KIA는 기회의 땅. 김기태 KIA 감독은 올 시즌 내내 기대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프로무대에서 고교시절 해냈던 성과를 조금이라도 입증한다면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일찌감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물론 실력이 없다면 1군에 발도 붙이기 어려운 곳이 프로무대이기도 하다.
최근까지도 전남 함평 기아 챌린저스필드에서 동료 신인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는 최원준은 이날 당찬 각오와 함께 설레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수상을 하게 되어 영광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재 근황을 묻는 질문에는 함평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아직 신인들끼리만 모여 훈련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배울 것이 많은 순간이라 생각한다”고 성숙한 자세를 드러냈다.
최원준은 이미 야구팬들, 특히 KIA팬들이 기대하는 최고의 타격 기대주이다. 특히 올 시즌 KIA의 타격은 매우 좋지 않았다. 주축타자들은 제몫을 해내지 못했고 젊은 자원들도 기대만큼의 성장속도는 아니었다. 또한 안치홍, 김선빈 등의 군 입대로 생겨난 내야 공백이 완벽하게 메워지고 있다고 볼 수 도 없는 상황. KIA의 2016년 마운드는 탄탄한 선발진으로 인해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뚜렷한 보강이 없는 타격은 우려가 높다. 이에 팬들은 최고수준으로 고교무대를 평정한 최원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함평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원준은 내년 시즌 KIA의 핵심선수가 되겠다는 당당한 다짐을 드러냈다. 사진=KBA 제공
최원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는 긴장감과 기대가 뒤섞인 표정으로 담담히 현재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최원준은 팬 분들의 기대를 알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안치홍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1군 엔트리에 계속 있으며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당당한 포부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최원준이 이미 프로무대의 생리와 자신에게 놓인 기대감이라는 큰 장벽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첫 해부터 잘하고 싶다. 스스로 지는 것이 너무 싫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고 팀과 자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빼놓지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최원준은 프로무대서 실력과 함께 인성 면에서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근래 많은 관심을 받는 스타가 빈번하게 놓치고 있는 품위와 사회적 역할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이날 최원준은 소감은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자세가 돋보이며 본인 말처럼 실력과 인성이 동시에 기대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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