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日내수 살리는 관광객…올 한해 34조원 뿌렸다
입력 2015-12-23 16:25 

올해 방일 관광객들이 쇼핑, 호텔, 관광지 등에 뿌린 돈이 3조5000억엔(3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대표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부품 수출액에 맞먹는 규모로 관광객들이 내수 부양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방일 관광객이 19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한해 수준보다 40% 급증한 수치로 아베 정권 직전 835만명 수준이었던 방일 관광객이 3년 만에 1000만명 이상 늘어난 셈이다. 또 지난 11월까지 해외로 나간 일본 관광객이 15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1970년 이후 45년 만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숫자가 해외로 나간 일본인 관광객수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 급증에 고무된 아베 정권은 당초 2020년 달성 목표로 삼았던 관광객수 2000만명을 3000~4000만명까지 늘려잡기로 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시이 게이이치 국토교통상은 성장전략 일환으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비자 완화, 소비세 면세제도 확충 등 일련의 대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일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숙박, 쇼핑 등 내수 서비스산업으로 온기가 퍼져나가면서 내수부양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뿌린 돈은 2조5900억엔(25조원)이다. 아사히신문은 현 추세로 관광객이 증가하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비한 돈이 3조엔대 중반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수출액에 필적하는 돈”이라고 전했다.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로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연간 9000억엔) 관세절감 효과가 연 200억엔 이상 될 것이라며 환호했던것과 비교하면 방일 관광객 내수 부양 효과가 얼마나 큰 지 쉽게 알 수 있다.

넘치는 관광객은 국제수지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제수지는 1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는데, 여기에는 방일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흑자가 큰 기여를 했다. 10월 여행수지 흑자액은 1107억엔으로 무역수지흑자(2002억엔)의 절반 이상이다.
내수 부양에 가장 기여하고 있는 관광객은 바쿠가이(爆買い·싹쓸이쇼핑)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중국 관광객들이다. 중국 관광객은 일본을 방문해 평균 28만엔(3분기 기준)을 쓰는 소비액 1위 손님이다. 특히 전체 소비액중 절반에 가까운 14만엔을 쇼핑에 사용해 다른 나라 관광객들과는 차원이 다른 통큰 소비를 하고 있다. 쇼핑액 2위와 3위도 홍콩 대만 등 중국계가 점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다 보니 주 관광지는 도쿄, 오사카, 교토 등 대도시가 주를 이룬다.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가 긴자 주말거리는 중국인들이 점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값비싼 명품 뿐 아니라 유니클로, ABC마트 등에도 관광객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들의 면세품 구입 이력을 모은 빅데이터 분석에 나섰다. 약 3만개에 달하는 면세점 절반 이상은 관광객들의 쇼핑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 매출 정보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지방 작은 점포에까지 제공하면 관광객 소비 행태에 맞는 상품을 미리 준비할 수 있어 지방까지 소비 온기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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