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워싱턴주, 수감자 3200여명 ‘실수로 조기석방’
입력 2015-12-23 16:15 

미국에서 ‘프로그램 오류 때문에 교도소 수감자 3200여명을 13년간 원래 나갈 날짜보다 일찍 석방시켜 왔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미 CNN에 따르면 제이 인슬리 미 워싱턴주 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교정당국에 관련 문제를 당장 고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제 발생 원인은 재소자들의 형집행 만료일을 계산해주는 교정 당국 프로그램에 내재돼 있었다. 모범수 감형 혜택을 받아선 안 될 수감자들에게도 감형 혜택을 적용해주도록 잘못 프로그램돼 있었던 것이다. 프로그램이 이처럼 바뀐 것은 지난 2002년 7월경으로, 그로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무려 3200여명의 교도소 수감자가 의도치 않은 ‘조기출소 혜택을 받아 나간 상황이다. 심지어 아직 교도소에 갇혀있는 이들 중에서도 형기가 잘못 계산됐던 이들이 3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이 오류로 수감자들이 얻은 형기 단축 효과를 계산한 결과 중앙값이 49일로 나왔다고 밝혔다. 대다수 수감자들이 100일 미만의 형기 단축 효과를 보았지만, 아직 교도소에 있는 한 사람은 오류가 드러나지 않았더라면 정해진 출소날짜보다 무려 600일 먼저 나갈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당국은 실수로 ‘조기출소시킨 3200여명의 명단을 파악 중이며, 일단 명단이 확보되면 남아 있는 형기에 따라 교도소로 다시 돌려보낼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풀려난 이들 중 최소한 7명은 도로 교도소로 돌아가야 하며, 실제 이 중 5명은 이미 교도소로 끌려가 수감된 상태다.
무엇보다 교정당국이 이 문제를 3년 전 알아내고도 아무 이유 없이 수정을 차일피일 미뤄 왔음이 함께 드러나 워싱턴주를 당혹케 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주 교정당국이 이 문제를 처음 파악한 것은 지난 2012년 12월이었다. ‘조기출소해 나온 범죄자를 본 범죄 피해자 가족이 의구심을 갖고 형기를 다시 계산, 오류를 교도소 측에 제보한 것이다. 제보가 사실임을 안 교정당국은 프로그램 수정 계획을 마련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수정이 지금까지 줄곧 미뤄져 왔다.
기자회견에서 인슬리 주지사는 도대체 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수많은 궁금증이 떠오른다. 나 외에 다른 주민들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솔직히, 정말 미칠 노릇”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교정 공무원들로 하여금 재소자들의 형기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계산하도록 시켰다”며, 특히 프로그램 수정이 지금껏 미뤄진 이유에 대해 전직 연방검사 두 명에게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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