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연장서 사진 촬영…잘못된 관람문화 여전
입력 2015-12-23 14:48  | 수정 2015-12-23 14:59

직장인 고모 씨(29)는 얼마전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언짢은 기분을 느꼈다. 안내원들이 공연장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린 것. 심지어 한 관객은 사진 촬영을 제재하러온 안내원에게 아직 공연이 시작된 것도 아니고 그냥 무대 사진만 찍으려는 건데 왜 못 찍게 하느냐”고 언성을 높여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연말을 맞아 뮤지컬, 콘서트 등 각종 공연이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공연 중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일부 관객들의 잘못된 관람문화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공연장에서의 사진 촬영은 흔한 풍경이 됐지만 원칙적으로 뮤지컬, 콘서트에서의 사진 촬영은 저작권 문제, 관람 방해 등의 이유로 금지돼 있다.
이러한 사진 촬영은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에서 특히 기승을 부린다. 단순히 한 두장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영상까지 녹화해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한 아이돌 그룹 소속 남자 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에 다녀온 대학생 서모 씨(23)는 일부 팬들의 잘못된 관람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데도 불구하고 왜 저렇게 사진을 찍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진 촬영 외에도 아이돌이 등장할 때만 호응하고 그 외 장면에서는 떠드는 관객들도 많아 몰입에 방해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로그 및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는 해당 뮤지컬에 출연한 아이돌 사진과 무대 사진 등 공연의 상당 부분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른 관객 강모 씨(28) 역시 한 두사람 찍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꺼내게 되는데 입장 전 스마트폰을 회수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공연장 안내원들은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을 제재할 마땅한 강제 수단이 없다고 밝혔다. 관람객이 많아 일일이 휴대폰을 회수하기 어렵고, 공연장 내 물품 보관함을 비치하고 있음에도 이용률은 저조하다는 것.
해당 관계자는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 않았거나 인터미션(공연 중간에 갖는 휴식시간) 때에도 무대를 촬영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해당 공연 기획자나 출연 배우로부터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인데, 현실적으로 이를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뮤지컬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연은 입장부터 막이 종료될 때까지 사진·동영상 촬영, 녹음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공연 도중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하게 되면 안내원이 이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다른 관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연 관람을 SNS 등에 사진으로 남겨 추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올바른 관람 문화 조성을 위해 되도록 해당 공연장의 원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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