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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방송코미디②] 공개코미디의 한계인가, ‘쉬어가기’인가
입력 2015-12-23 14:38 
[MBN스타 유지혜 기자] 지금의 방송 코미디의 위기, ‘한국형 공개코미디의 장르적 한계일까, 한 템포 쉬어가는 단계인걸까.

최근 불거지는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하락세는 곧 방송 코미디의 위기론으로 이어졌고, ‘웃음이라는 고유 기능이 개그프로그램이 아닌 예능프로그램으로 충족되는 현실에서 코미디는 더욱 방송가의 뒷전으로 밀리는 느낌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현재 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의 형식인 콩트를 기반으로 하는 공개코미디, 즉 ‘한국형 공개코미디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것과 다음 단계로 가야 하는 ‘쉬어가기라는 의견이다.



현재 ‘웃찾사 연출을 맡고 있는 안철호 PD는 지금의 코미디 프로그램의 위기에 대해 공개코미디의 위기는 맞지만 장르적 한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단지 다음 단계의 코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안 PD는 한때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공감대 개그가 정점을 찍었다. 소재는 공감을 위주로, 템포는 빠르게 당기는 코너들이 생겨났고, 이게 코미디의 주류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 공감 코드는 이제 당연하게 돼 버렸다. ‘마빡이 같은 코너가 보였던 애드리브 코드, ‘애정남과 같은 코너가 이끌었던 공감 코드 이 다음이 무엇인지를 아직 못 찾았다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코미디빅리그 등을 총괄하는 tvN 김석현 국장은 지금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적절한 시기라고 봤다. 김 국장은 현재 모바일 기기에 맞는 짧은 영상들이 유행하고 있다”며 ‘스낵컬쳐를 언급했다. 최근 짧은 영상으로 손쉽게 소비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들이 성행하는 것을 가리키며 김 국장은 그 유행에 코미디만큼 적합한 장르는 없다”며 오히려 지금이 코미디가 도약할 수 있는 단계, 일종의 ‘과도기로 진단했다.

지금의 천편일률적인 한국형 공개코미디가 한계가 왔다고 지적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부집행위원장인 최대웅 작가는 공연형 개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페스티벌을 기획한 이유도 우리나라 코미디 자체가 방송의 입맛에 맞는 유형으로만 치우쳐서 발전했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가 성장할 수 있는 공연 개그의 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각자 의견은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당부를 했다. 최 작가는 코미디는 자라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한 존재”라며 국민들에 ‘재밌다고 인정받고 사랑받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못 웃겨도 바로 코너를 내려버리곤 한다.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절대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석현 국장은 사전에 정확한 합을 맞춰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 방식과 방대한 상황들을 추려 정서적인 밝음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예능형 방식이 공존해야 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두 장르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보완해주고 발전하게 만드는 양립해야만 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즉, 지금 당장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해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없애버리면 하나의 방식을 잃어버린 ‘기형적 성장을 이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몇몇 코미디언과 방송 관계자들은 공개코미디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다른 장르들도 많이 생겨나 코미디도 다양성을 갖춰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코미디언은 아무리 재밌는 코너가 있어도 지속성이 없으면 무대에 올리지 못한다”며 재밌는 일회성 코너들도 선보일 수 있는 콘테스트형 코미디 프로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도 방송 코미디가 장르적 한계로 주춤하는 것인지, 다음 단계를 위한 잠시 ‘쉬어가기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 코미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이 주어지고 있는 가운데, ‘웃음의 부재라는 핵심을 이기고 방송 코미디의 부흥이 다시 도래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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