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추위가 폐렴 악화’ 한의학 이론 과학적으로 맞네
입력 2015-12-23 11:42 

‘추위가 폐렴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는 한의학 이론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하기태 교수 연구팀은 ‘한사(추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가 폐렴을 악화시키는 인자라는 전통 한의학 이론을 과학적 실험과 연구로 입증했다고 23일 밝혔다.
한의학에서는 바람·추위·더위·습기·건조·열기 등 이른바 ‘풍한서습조화와 같은 외부의 기후요소가 인체의 질병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는 이뤄지지 못했다.
현대 의학에서도 외부의 기후 요소가 미생물의 생존과 전달에 중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인식하기는 했지만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생쥐를 통한 동물실험에서 추위에 의해 염증이 증가하는 이유를 밝혀냈다.
생쥐를 2주간 추위에 노출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추위는 폐포 내 중요한 염증세포인 중성구 수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위가 인터루킨-12, 인터루킨-17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세포 간 신호전달 단백질)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추위에 노출한 것 자체로는 폐에 염증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염증이 유발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장기간 추위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뒤 폐 염증이 일어나는 경우 염증 강도가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명기상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국제생기상학저널 온라인판 11월 31일 자에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하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양기가 부족한 노인들의 경우 추위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 더 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노화된 생쥐가 추위를 통해 받는 영향 등을 추가로 연구해 이를 과학적으로 밝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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