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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비젼시스템 “R&D에 투자할 때…핵심기술 확보할 것”
입력 2015-12-23 10:31  | 수정 2015-12-23 11:35
하이비젼시스템 사옥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하이비젼시스템은 제조업체라고 생각되지 않은 만큼 차분한 분위기였다. 2개 건물로 지어진 본사는 경영관리 공간과 연구 공간으로 구성됐을 뿐 시끄러운 생산라인은 보이지 않았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장비를 개발, 판매하는 회사다. 240여명의 인력 중 70%가 기술개발 인력으로, 제품 생산은 외주로 맡겼다. 연구를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인 회사 방침이 사옥 분위기서 나타났다.
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대표는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발전하는 중국 회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기술 집약적 경영을 해야한다”고 운을 뗐다. 매출액의 5~10%는 R&D에 재투자하는 등 역량을 연구 부문에 집중하는 이유였다.
최 대표는 특히 액티브 얼라인(Active Align) 기술에서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액티브 얼라인은 카메라 모듈을 조립하는 동시에 렌즈의 초점도 조정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렌즈를 조립한 이후 사람이 직접 손으로 초점을 맞추는 공정을 거친다. 액티브 얼라인은 사람이 만지는 것보다 더욱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그동안 생산 효율이 낮아 고객사들이 도입을 미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경쟁사들 제품은 시간당 200~300개의 모듈을 만들지만 우리 제품은 800개 정도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반 이상 50~60억원을 투자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애플향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점은 하이비젼시스템의 약점으로 꼽혔다. 휴대폰 제조사는 카메라모듈의 기능을 높이지 않는 이상 제조기기를 바꾸지 않는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아이폰의 카메라 모듈을 한동안 동일 제품으로 유지하면서 하이비젼시스템은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76%, 영업이익은 43.54%씩 줄었다.
최 대표는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전에 비해 올해 많은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애플향 매출 비중이 10%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관련 매출을 늘리기 위해 힘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3D프린터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계획도 세웠다. 액티브 얼라인 기술 등은 3D 프린터에도 활용 가능해 실제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지난해 10월부터 3D프린터의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1300대를 납품했다. 내년에는 올해의 3배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최 대표는 3D프린터 부문은 앞으로 5년간 꾸준히 재투자 할 것”이라며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오래 버티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3D프린터와 카메라모듈 기기에 들어가는 로봇 기술을 내재화하는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에 투자해 기술 제휴를 맺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최 대표는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기보다는 경영을 효율화하고 핵심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며 관절 로봇 등에 큰 관심을 두고 산업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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