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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헤이트풀8` 역시 타란티노, 명성에 추리소설을 얹다
입력 2015-12-22 19: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헤이트풀8'은 생생한 한 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듯하다. 이 추리소설을 스크린에 구현한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다. 전작들보다 그 강도가 약하긴 하지만 여전히 선혈이 낭자하고 잔혹하다. 리드미컬한 전개도 몰입도를 높인다.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지만 타란티노 감독 영화들의 영상은 그의 팬들에게 시각적 재미를 더하는 효과를 낸다.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고 고집스럽게 달려간다.
배우들의 수다스러운 대사와 그에 따른 유머 코드가 관객을 즐겁게 한다. 약간은 잔혹한 영상들이, 여전히 눈에 거슬릴 법도 하지만 타란티노 감독의 팬들이라면 당연히 좋아할 만하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몇 년 후 눈보라가 거센 어느날, 교수형 집행인 존 루스(커트 러셀)는 범죄자 데이지 도머그(제니퍼 제이슨 리)를 레드락으로 이송하던 중 현상금 사냥꾼 마커스 워렌(사무엘 L. 잭슨)과 보안관 크리스 매닉스(월튼 고긴스)를 마차에 태워준다.

눈보라가 거세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 이들은 미니의 잡화 산장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또 다른 여행자들을 만난다. 연합군 장교 샌포드 스미더스(브루스 던), 이방인 밥(데미안 비쉬어), 리틀맨 오스왈도 모브레이(팀 로스), 카우보이 조 게이지(마이클 매드슨)다.
존 루스는 이들이 현상금 걸린 데이지를 노리는 걸 경계한다. 와중에 누군가 커피에 독을 타고 비극은 시작된다. 이 산장에서 선악의 구분은 의미 없다.
영화 '헤이트풀8'은 5개의 챕터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서로가 모두 생존을 위해 심리적 싸움을 벌인다. 각자가 숨겨둔 비밀이 밝혀지면서 불신은 더 커지고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다.
산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들의 광기 어린 하룻밤은 나사를 죄듯 관객의 심장을 조였다 풀었다 한다.
배우들 연기도 그 맛을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사무엘 L. 잭슨은 강렬하다.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강렬한 눈빛으로 등장해 첫 대사부터 마지막까지 존재감을 과시한다. 타란티노 감독이 왜 사무엘 L. 잭슨과 5편이나 같이 했는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크리스 매닉스와 데이지 도머그 등 모든 이가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다했다. 채닝 테이텀의 깜짝 등장도 반갑다.
167분이라는 상영 시간이 숨을 막히게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몰입할 수 있다. 특히 후반부는 더 없이 쫄깃하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잇는 듯한 웨스턴 스타일이지만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도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 청소년 관람불가. 2016년 1월7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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