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 국회 돌아가는 5人 한명씩 호명하며 ‘진실된 사람’ 재언급
입력 2015-12-22 16:35 

예전 만큼 강한 어조는 아니었지만 애절함과 간절함은 더욱 역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최근 한국이 역대 최고의 국가신용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이 후퇴하면 신용등급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강한 우려감을 표했다. 국회를 향해 노동개혁 5법 등 핵심 민생법안 처리를 다시한번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공격적이거나 직설적인 어휘는 이전보다 현저히 줄었다. 대신 애끓는 어조로 법안통과를 요청하며 감성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외환위기 당시 우리를 가장 먼저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던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지난 주말 우리나라 국가신용 등급을 Aa3에서 건국 이래 최고 등급인 Aa2로 상향 조정했다”며 그동안 우리의 경제 활성화와 대외건전성 개선 노력, 현재 추진중인 4대 개혁을 통한 개선 노력이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신뢰를 얻은 결과”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고, 또 제가 애타하는 것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는 지난 3년 동안의 성과뿐 아니라 우리가 제시한 혁신에 대한 신뢰가 미리 반영되었다는 점”이라며 무디스는 한국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과 경제 활성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상향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는데, 이것은 구조개혁이 실패하면 신용등급을 다시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경고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의 혁신과 개혁 노력들이 후퇴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 신뢰를 잃을 것이다.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리기는 쉬어도 한번 잃어버린 것을 다시 되찾아오고, 회복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지금이 우리에게는 마지막 기회이고 지금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세계에서 신뢰를 잃고 앞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과 더불어 사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난 18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과 함께 한 오찬 얘기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경제단체와 특히 중소기업인들까지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하는 것을 들으면서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국회와 정치권에서 법안통과를 호소하는 이들의 간절함을 지금 듣고 있는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청년실업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제 열흘이 지나면 정년연장이 시작되는데 그냥 이대로 간다면 청년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국회가 조금이라도 이분들의 애타는 심정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만을 기다리는 심정은 또한 참담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가기 전에 국민 삶과 직결된 중요 법안들을 마음을 열고 대승적인 처리를 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학구조개혁법 필요성을 새롭게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향후 10년 동안 79만명의 대졸 인력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방치하면 청년실업 문제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대학구조개혁법의 통과가 절실하다. 이법이 있어야만 정원 감축, 대학의 자발적 퇴출을 유도할 수 있다”며 왜 이렇게 국회가 꼭 급하게 통과시킬 법들이 많으냐? 국회에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그렇게 호소해 왔던 법안들이 통과가 안되고 계속 쌓이니까 이렇게 산더미같이 시급한 법안들이 쌓여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개각을 단행한 박 대통령은 국회로 복귀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5개 부처 장관을 일일이 호명하며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내각에 있으면서 정부 개혁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국회에서도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그러나 이 언급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지난달 10일의 발언(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과 오버랩되면서 미묘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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