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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2015 프로야구] 10 : kt의 우여곡절, 같은 10위-다른 의미
입력 2015-12-22 06:20 
10구단 kt 위즈, 시즌 내내 10위에 이름을 새기고 있었지만 그 의미가 항상 같았던 것은 아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22일은 2015년의 남은 10번째 날이다. 10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10 : ‘10구단 kt 위즈의 첫 해 성적
2015년, KBO리그는 10구단 체제를 열었다. kt 위즈가 1군에 진입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고, 그에 못지않게 많은 우려도 낳았다. 안타깝게도 우려가 먼저 현실이 됐지만.
kt는 개막 11연패를 당하며 늪에 빠졌다. 4월 1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야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로도 ‘방황은 길었다. kt가 4월까지 25경기서 보여준 것은 3승 22패 승률 0.120의 참담한 성적이었다.
위기에 봉착한 kt는 4월말부터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4월말 첫 번째 트레이드서 박용근·윤요섭이, 5월초 두 번째 트레이드서 장성우·하준호·최대성·이창진·윤여운이, 6월말 오정복·홍성용이 kt에 영입됐다. 이들의 영입은 선수층을 만들고 경쟁 체제를 형성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kt는 특히 장성우, 하준호, 오정복, 홍성용 등을 핵심 전력으로 만들며 새롭게 거듭났다.
또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와 댄 블랙의 ‘마블듀오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고, 이에 타선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시즌 초 기록했던 2할대 초반의 팀타율은 한여름이 되자 리그 최고 수준으로까지 향상됐다. 7~8월 동안 kt는 불방망이(팀타율 3위)를 토대로 5할 승률을 기록하는 등 확 바뀐 모습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6월부터 팀 구색을 갖추며 잘 나갔지만 시즌 초반 까먹은 경기 수가 너무나 많았던 탓에 kt는 52승 1무 91패 승률 0.364, 10위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앉아있던 10위 자리는 어쩐지 좌절보다는 희망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듯했다. 사상 첫 100패의 부담도 생각보다 빠르게 덜어냈고, 이는 조범현 감독이 실험에 더 많이 투자하는 계기가 됐다. 젊은 선수들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의미 있는 기록도 많이 남겼다. 우선 52승은 신생팀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경기 수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시즌을 치르며 1승의 가치를 더욱 절실하게 느꼈던 kt이기에 값진 기록일 수밖에 없다. 신생팀 최초 20홈런 타자 3명 배출 기록도 kt 소유다. 김상현(27홈런), 박경수(22홈런), 앤디 마르테(20홈런) 3명의 타자가 20홈런 이상을 쏘아 올렸다. 또 마르테(0.348), 이대형(0.302) 2명의 타자가 3할을 넘겼다. 신생팀 최초 2명의 3할타자 탄생 기록이다.
선 굵은 공격 야구를 펼치며 흥행 면에서도 긍정적 성과를 거뒀다. 수원 홈의 누적 관객 수는 64만 5465명. 신생팀 최다 관중 기록이다. 조금 높게 잡았던 시즌 목표치 63만명도 돌파했다.
kt는 한 시즌 동안 10위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같은 10위라도 의미는 달라졌다. 시즌 초반의 10위가 좌절의 숫자였다면, 시즌 중후반의 10위는 희망을 감싸 안은 숫자였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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