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부터 본격 진행된 풍납토성 발굴조사 결과 그간 추정으로만 알려진 해자(垓子)가 처음 확인됐다. 해자는 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 고랑으로, 자연 하천을 통해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이다.
21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해자는 완만한 경사도를 둔 채성부(體城部·성벽을 이루는 몸체 부분) 말단부에 역사다리꼴 형태로 조성돼 있었다. 해자 규모는 상부 폭 13.8m, 하부 폭 5.3m, 깊이 2.3m로, 바닥은 하상 퇴적층인 자갈층까지 이어졌다.
성 외벽 하부는 동서 길이 10m 정도의 뻘층이 형성되어 있었다. 생토층을 파고 인위적으로 조성됐고 가장자리는 황갈색점토로 마감된 상태였다. 뻘층 내부와 그 상면에서는 심발형토기(深鉢形土器), 직구호(直口壺) 등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의 유물이 주로 출토되고 있어, 풍납토성의 구조와 축조시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풍납토성 성벽과 해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2011년 동성벽 절개조사가 시행돼 그 외각인 추정 해자 부지를 조사하던 중 지하 콘트리트 구조물과 폐기물이 발견돼 발굴조사가 중단됐다. 올해 문화재조사와 사적정비를 위해 지하 구조물과 폐기물이 반출됐고, 5월부터 발굴조사가 본격 진행됐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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