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늘에 닿기를’ 연말 따뜻하게 만든 ‘88둥이’의 우정
입력 2015-12-20 21:04 
20일 서울에서는 김광현, 양현종을 비롯한 일명 88둥이들이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고 이두환을 기리는 일일호프를 개최했다. 사진(서울)=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황석조 기자] 88둥이들이 다시 뭉쳤다. 고 이두환을 기리기 위해 개최되는 일일호프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낸 선수들과 먼 길까지 온 팬들의 따뜻한 마음이 뭉쳐져 훈훈함만이 가득한 자리였다.
20일 서울 중구 신당동 약수역 근처 호프 ‘주전자. 평범한 가게지만 이날 이곳은 특별했다. 촉망받는 프로야구 선수였지만 몇 해 전 오랜 투병생활 끝에 하늘나라로 떠난 이두환을 떠올리고 추억하는 행사가 일일호프의 형식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2006년 세계청소년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일궜던 1988년생 동기들, 일명 ‘88둥이들이 일일 종업원으로 변신해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서빙을 했다.
싸늘한 날씨였지만 이 곳 일일호프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오픈 시간은 5시지만 이미 수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팬들은 번호표를 받고 삼삼오오 모여서 대기하며 행사가 진행되길 기다렸다. 이들은 대부분 이날 참석하는 선수들의 팬들. 그러나 단순 선수 한 명의 팬이 아닌 프로야구, 더 나아가 재능을 피우지 못한 이두환을 애도하는 프로야구 팬들이었다.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등 팬들마다 입거나 가져온 유니폼은 달랐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두환과 프로야구 88둥이들을 응원하며 연말 따뜻한 마음을 공유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하며 일일 종업원으로 변신한 김광현, 양현종, 김선빈 등 프로야구 스타들은 먼저 떠난 친구를 기리며, 그리고 프로야구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분주히 뛰어다녔다. 익숙하지 않고 서투른 면도 있었지만 동료와 팬들을 위한 모습은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그 때 열정과 다르지 않았다.
김광현(왼쪽)과 김선빈 등 프로야구 스타들이 주최한 이번 자선행사는 선수들이 직접 서빙과 주문을 받는 이색광경이 펼쳐졌다. 사진(서울)=천정환 기자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두환의 아버지 이광남씨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두환이는) 떠났지만 동기들이 항상 잊지 않고 잘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분주한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참석해 손수 일손을 도운 김광현과 양현종 역시 좋은 일이기 때문에 더 많이 알려졌음 좋겠다. 앞으로도 매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우정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