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재인 대표 `바꿔야 한다는 의지없는 어르신세대` 발언 독될까 득될까
입력 2015-12-20 16:3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0일 어르신 세대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가장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박 대통령을 잘한다고 지지한다”며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열린 ‘박근혜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파기 등을 비판하면서 젊은 세대가 나서야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 발언은 야권 전통 지지층인 2030세대의 결집 효과를 노린 전략적 시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과거에도 청년층의 야당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포퓰리즘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최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청년층 끌어안기에 몰두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도 청년을 못 살리면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진다”며 어르신들이 ‘왜 청년만 지원하냐고 하실 게 아니다. 어르신들도 함께 응원해주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이날 투표 가능 연령도 인하해서 젊은이들이 선거에 더 많이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청년층 정치참여 확대를 노린 발언도 쏟아냈다.

하지만 토크콘서트에 동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대표 발언 후 방금 문 대표가 청년층이 중요하다는 말 하셨는데, 어르신도 중요하다”며 어르신들을 우리 지지세력으로 모셔야 한다”고 문 대표와의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문 대표는 토크콘서트 직후 기자들에게 (어르신들의) 응원을 바란다는 얘기도 다 했는데 왜 그러나”라고 말했다.
야당은 과거에도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된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역풍에 시달렸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총선 압승이 점쳐졌으나 정 전 의원 발언 이후 열린우리당은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12년 총선에서 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섰던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는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또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자니 윤(윤종승)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79세이시면 은퇴하시고 쉬셔야할 나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문 대표와 박 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對 박근혜 전선 형성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안철수 의원이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국민저항체제를 만들자고 했는데, 이 말에 저도 공감한다”고 밝혀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 세력이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와의 대결 구도 형성을 위해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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