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얼어붙은 여의도` 與野 이번주 공천 물갈이 채점 시작
입력 2015-12-20 15:09 

내년 20대 총선을 넉달 앞두고 야당이 이번 주부터 현역의원 평가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의정활동·공약이행 35%, 여론조사 35%, 선거 기여도 10%, 지역활동 10%, 다면평가 10% 등을 평가 기준으로 내세웠다. 1월 중순까지 평가를 진행한 뒤 하위 20%에 해당하는 25명은 공천 배제, 즉 ‘물갈이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입법 활동이 부진한 ‘다선(多選) 의원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매일경제신문이 20일 현역 국회의원 중 5선 이상 13명의 입법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번 임기동안 대표 또는 단독 발의한 법안 수는 1인당 평균 11.5건에 그쳤다.

19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발의 건수가 61.2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 수준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다.
새정치민주연합 다선 의원 가운데는 이미경 의원이 법안 20건을 발의하고 5건을 통과시켜 그나마 실적이 좋았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발의 법안수가 41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처리는 4건에 그쳤다. 정세균(발의 12건·처리 4건) 의원이 뒤를 이었고 문희상(발의 9건·처리 4건), 이해찬(발의 8건·처리 3건) 의원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야권 ‘꼴찌인 천정배 의원(발의 2건·처리 0건)은 지난 4·29 재보궐선거에서 원내에 재입성해 의정을 펼칠 시간이 부족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6선 강창희 의원(3건 발의)의 입법 활동이 가장 저조했다.
7선으로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6건을 발의해 1건이 통과됐다. 서 의원은 지난 2013년 10·30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복귀해 재임기간이 다른 의원들보다 짧긴 했다. 교육부총리로 차출된 황우여 의원(발의 4건·처리 2건)과 지난 해 7월부터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발의 6건·처리 1건)의 개인적 입법 활동도 미미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범 개정안 등 당론으로 대표 발의한 3건을 제외하면 실적이 더욱 줄어든다. 이재오 의원(발의 11건·처리 2건), 이인제 의원(발의 9건·처리 2건)도 쑥쓰러운 수준이다.
법안 내용을 뜯어봐도 다선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상당수는 본인 지역구와 연관돼 있다.
서청원 의원이 발의해 유일하게 통과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역구인 경기도 화성시에서 추진 중인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사업의 재개를 위해 사업자에게 기반시설비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해찬 의원은 세종시에 대해 제주도에 버금가는 자치권 강화와 재정 확충을 위한 특례를 인정하는 세종특별자치시특별법을 발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선 의원 보좌관은 사실 5선이 넘어가면 법안을 만들라는 의원 주문은 거의 없고, 지역구 민원에 더 신경을 쓴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물론 다선 의원의 경우 당내 화합, 여야 갈등 중재 등 다른 역할도 하기 때문에 초·재선과 평가 기준이 달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법안 발의 건수가 적더라도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법안에 대해서는 의정활동 평가시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재 다선 의원들이 정치를 시작할 때는 법안 발의 등 순수한 입법 활동으로 의정 평가를 받는 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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