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다 팔아도 이 종목은 샀다
입력 2015-12-18 15:40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시장은 생각보다 큰 충격 없이 횡보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단 금리 인상 이후 신흥국의 자금이탈 가속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꾸준히 바구니에 담은 종목도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유지, 총 3조661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순매도 금액(1조93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발표되자 불확실성 해소에 순매도 규모가 잦아들긴 했으나 이날에만 또다시 14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단행 이후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신흥국 지표 부진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순매도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70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삼성전자우(4115억원), POSCO(2355억원), 현대모비스(1069억원) 등 대형주 위주로 내다팔았다.
반면 대외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은 LG디스플레이를 641억원 어치 사들였고 SK이노베이션(565억원), 삼성SDI(53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만도와 엔씨소프트 역시 각각 42억원과 41억원 어치를 담았다.
외국인이 가장 많은 러브콜을 보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주력사업인 LCD 시장 업황이 저점을 찍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이미 주가순자산비율(PBR) 0.7배까지 떨어진 것도 가격 매력을 높이고 있다. 내년 2분기부터 LCD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적은 내년 1분기까지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같은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면서 앞으로는 OLED TV 패널 시장 진입에 따른 선제적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진한 삼성SDI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키움증권은 삼성SDI의 적자보다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호조와 자동차 전지의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동부증권은 전기차용 전지는 2018년이 돼서야 이익이 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이슈로만 오른 주식”이라며 케미칼 사업부 매각으로 캐시플로우가 사라지면서 영업적자가 늘어나는 등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이미 저점 대비 충분히 올랐기 때문에 실적 후폭풍을 미리 피하는 현명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날 삼성SDI 주식은 7.45% 하락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