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텔 임대도 1~2개월 ‘단타’...누가·왜 쓸까
입력 2015-12-17 17:03 
오피스텔이 빼곡하게 들어선 강남의 한 오피스텔 촌 전경. <매경DB>

‘무보증금·호텔급 오피스텔…서울 강남구 전 지역 단기 임대 오피스텔 소개합니다. 한 숙박예약 어플에 등장한 소개 문구다. 강남 일대 역삼·논현·신사·대치·압구정 등 주요 동네의 역세권에 있는 오피스텔 중에서도 1~2개월 단위로 계약을 하는 단기 임대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공급이 넘쳐나는 가운데 오피스텔이 레지던스·호텔·모텔 등이 대세를 이루던 숙박 예약 서비스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오피스텔 단기임대는 호텔처럼 가격에 따라 머물 수 있는 방의 수준이 달라진다. 전용면적 22㎡정도의 원룸형은 보증금 42만원에 월세 42만원, 전용면적52㎡형 방 두개 짜리는 보증금 95만원에 월세 85만원이다. 나머지는 거실에 복층, 베란다까지 갖춘 고급형으로 전용면적과 방 구조 등에 따라 보증금과 월세가 각각 100만원에서 400만원 선을 오간다. 강남 역세권 오피스텔이 전용면적 22㎡형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90만~12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단기임대·풀옵션·고급인테리어는 아주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가을철 이사가 끝나고 대학가의 방학이 시작되는 연말에 조금씩 나타났던 것이다. 방학 등으로 계약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가는 세입자들이 급하게 단기로 들어와 살 ‘대타 세입자를 구하는 시기여서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마찰적 현상이라기 보다 월세시대 가속과 관련이 깊다는 진단이다. 단기임대 전문업체의 등장은 적지 않은 보증금을 걸어두고 월세를 내는 ‘보증부 월세가 대세를 이루던 오피스텔 임대 시장이 이제는 순수 월세에 가깝게 변해가는 추세라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공급된 오피스텔(예정물량 포함)은 총 5만7612실로 지난해(4만2720실)에 비해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물량이 34.85% 증가했다. 반면 임대수익률은 2007년 이후 계속 떨어져 지난 10월 말 5.70%를 기록했다. 공실에 따른 기회비용과 이자 비용 등을 감안한 실질 투자 수익률은 2~3%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들어서지만 공실률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단기임대는 임대인(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전략이기도 하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A공인 관계자는 대학가라 학기중에만 월세가 몰리고 방학 때는 밀물처럼 빠졌지만 작년 말부터 인근 외국어학원을 비롯해 로스쿨·의전원 등을 찾은 수강생을 상대로 1~2개월 단위로 임대를 놓는 오피스텔 주인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각종 취업 준비를 위해 찾아드는 학원 수강생들 외에 성형 수술을 위한 관광객도 넘쳐나는 강남에서는 아예 단기임대를 전문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신사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학생이나 단기 출장을 온 회사원, 유흥업소 종사자들 외에 추울 때 수술해야 빨리 회복한다는 생각에 겨울에 원정성형을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브로커들의 소개를 받아 회복기간인 1~2달씩 머물기도 한다”며 성형 뿐 아니라 관광목적도 있는 경우가 많아 호텔처럼 꾸민 고급 오피스텔도 단기 임대 시장에 흔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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