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폭력 남성 피해자 급증에…여가부, 국내 첫 피해지원 안내서
입력 2015-12-17 15:33 

#. 직장생활 3년차인 A씨(30)는 여자상사인 B 차장의 끊임없는 성폭력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B차장은 평소 엉덩이를 툭툭 치는 등의 성희롱을 일삼고 A씨가 업무상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탕비실이나 계단에서 몸을 더듬으며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관련법에 따라 남성도 강제추행의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A씨는 여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을 때 사회적 시선이 부담돼 결국 법적조치를 포기하고 조용히 회사를 관뒀다.
성인남성이 성폭력 피해를 입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이 피해자일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으로 신고조차 어렵고 2차 피해에도 더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성인남성 성폭력 피해에 대한 잘못된 사회인식을 개선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성인남성 성폭력 피해지원 안내서를 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책자는 전국 36개 해바라기센터에서 무료로 배포된다.
여가부는 19세 미만 남자 청소년·아동을 전국 8개 해바라기센터(아동)를 통해 전문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성인남성 피해자도 전국 28개 센터에서 지원해왔다.

해바라기센터의 남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건수는 해마다 늘어 2013년 1008명이 지원을 받은데 이어 2014년 1075명, 올해 상반기에는 519명의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와 함께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피해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외국인 피해자 지원 안내서 등을 제작 ·배포하고 정부 3.0 맞춤형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강화한다.
임관식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남성 성폭력에 대한 무관심은 피해자의 고통을 키우고, 범죄해결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성폭력 피해는 여성만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사람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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