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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특별한듯 평범한, 평범한듯 특별한…황정민의 선택 `오케피`
입력 2015-12-16 18:04  | 수정 2015-12-16 18:1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뮤지컬 '오케피'는 '쌍천만 배우' 황정민의 이유 있는 '촉'이었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뮤지컬 '오케피'는 연출을 맡은 배우 황정민이 5년 전부터 '찜'해뒀던 작품으로 올 겨울 국내 초연된다. 웅장하고 화려한 뮤지컬 무대 아래, 한번쯤 궁금했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오케스트라 피트 이른바 오케피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일본의 스타 작가 미타니코우키의 작품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사뭇 특별해보이지만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담은 '오케피'는 1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통해 일부 베일을 벗었다. 대형 극장에서 선보이는 여타 뮤지컬과 달리 '오케피'는 소위 '앙상블' 멤버 없이, 오케스트라 피트 멤버 13명이 무대를 꽉 채웠다.
이들은 일당백으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준다. 뮤지컬계 '오션스 일레븐' 급 캐스팅을 자랑하듯 컨덕터를 비롯해 12명의 오케피 솔로의 소리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엉뚱하고 재기발랄하며 진지하고 퉁퉁거리는 모습 등 각 캐릭터는 그야말로 무대 위에서 살아 숨쉰다.
일상에 매몰돼버린 직장인의 매일 반복되듯 똑같은 오케피에서의 일상과 애환, 오케피 입성을 통해 꿈을 이룬 사회 초년생이 느끼는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 등 각양각색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서 관객들은 우리네 인생을 본다.
다만 인생이 보이는 뮤지컬, '오케피'지만 곡 넘버의 가사에도 등장하듯,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 어디쯤에 있는 듯한 장르적 특성이 국내 뮤지컬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의문이다.

13명의 사연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과정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무리 없이 전개되지만, 쇼적인 요소가 보다 강한 여타 뮤지컬과 비교하면 익숙하지 않은 스토리텔링이 줄기를 이루는 게 사실이기 때문. 하지만 이는 '오케피'가 타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주요한 매력이자, 황정민 연출이 일찍이 주목한 지점이기도 하다.
앞서 진행된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황정민 연출이 "관객들에게 이런 뮤지컬도 있다는 걸 꼭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소개하며 뮤지컬 장르의 다양성을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뜻을 전했듯, '오케피'가 국내 뮤지컬 장르의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흥행 보증수표 황정민과 오만석이 오케스트라 컨덕터 역에 더블 캐스팅된 가운데 오케스트라의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하프 연주자 역은 윤공주와 린아, 오케스트라의 기둥 같은 존재인 오보에 연주자 역에는 서범석과 김태문이 각각 캐스팅됐다.
지휘자의 아내이자 오케스트라의 2인자 바이올린 연주자 역에는 박혜나와 최우리가, 카사노바 같은 매력남인 트럼펫 연주자 역은 최재웅과 김재범이 더블 캐스팅됐다.
오케스트라의 멀티 플레이어이자 엉뚱한 매력을 뿜어내는 색소폰 연주자 역에는 정상훈과 황만익이, 복잡한 연주 때는 손만 올려놓고 립씽크로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자 역에는 송영창과 문성혁이, 오케스트라의 누구도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존재감 제로 비올라 연주자 역은 김원해와 김호가 맡았다.
또 작은 소리, 냄새에도 예민하지만 엉뚱한 반전 매력이 있는 첼로 연주자 역은 백주희와 김현진이 맡았으며, 하프 연주자를 짝사랑하는 기타 연주자 역은 육현욱과 이승원이 맡았다. 이밖에 드럼 연주자 역에는 남문철과 심재현, 바순 연주자 역에는 이상준, 퍼커션 연주자 역은 정욱진과 박종찬이 각각 캐스팅됐다. 내년 2월 28일까지 공연된다.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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