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일 발효 한중FTA 총정리> ‘소비자편익 146억달러·54만여개 일자리 창출’ 기대
입력 2015-12-16 11:25 

13억 중국 시장을 겨냥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 20일 공식 발효한다. 지난해 양국 정상이 협상타결을 선언한지 406일만이다. 한국의 GDP와 소비자, 일자리에 미치는 예상 효과는 어떨지와 산업별 영향 등을 정리해 본다.
한·중 FTA는 2012년 5월 협상 시작 이후 14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2014년 11월10일 타결된 후 지난 6월 1일 서울에서 양측 간에 정식 서명됐다. 지난 9일 한국과 중국 양국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
한국과 중국 양측은 지난 10월 31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중 FTA 연내 발효 목표에 공감대를 갖고 조속한 발효를 위해 협의를 지속해 왔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30일 한중 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후 이행법령 국무회의 의결 등 국내 절차를 완료했고 중국 측도 이달 초 국무원 승인 등 비준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품목 수 기준으로 중국은 전체 90.7%인 7428개, 한국은 전체 92.2%인 1만1272개의 관세를 없애 나간다.
우선 958개 픔목의 중국 측 관세가 20일 즉시 철폐된다.
주요 품목은 동괴, 폴리우레탄, 항공 등유, 견사, 미사, 모사, 밸브 부품, 플라스틱 금형, 고주파 의료기기, 건축용 목제품 등이다.
연내 발효가 이뤄지면서 관세가 연도별로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5779개 품목은 20일부터 1차로 관세가 인하되고, 내년 1월에 다시 인하돼 관세 인하에 따른 효과가 배가된다.
5년에 걸쳐 중국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으로는 이온 교환 수지, 액화 프로판, 면·마, 전동기 부품, 이앙기, 지게차, 공업용 사파이어가 있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중후판,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알루미늄 박, 에틸렌, 프로필렌, 유아복, 운동복, 농기계 세정기, 집진기, 편광재료판, 냉장고(550ℓ이하), 세탁기(10㎏이하), 에어컨, 전기밥솥, 진공청소기, 주방유리용품 등의 중국 관세는 10년뒤에 관세가 철폐된다. LCD 패널은 9년차부터 감축돼 10년부터 관세가 철폐된다.
나프타, 석유아스팔트, 순면사, 디젤트럭, 안전벨트 등의 중국 관세는 15년 뒤, 유압식 원동기, 목재 가공기계, 디젤버스, 브레이크, 대형냉장고, 콘텍트렌즈 등은 20년 뒤 관세가 철폐된다.
폴리프로필렌, 파라자일렌, 나일론사, 굴착기, 승용차, 핸들, 클러치, 컬러TV, OLED, 귀금속장식품 등은 중국 관세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관세장벽이 낮아지면서 특히 수출 기업들에게 엄청난 호재다.
중국의 5대 수입국 가운데 FTA를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 우리나라 수출기업으로서는 시장 선점 효과를 상당히 누리게 됐다.
무엇보다도 관세 철폐, 비관세장벽 완화, 국제분업 같은 글로벌 밸류체인 활성화 효과 등 크게 세 분야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한·중 FTA 발효로 제조업 분야에서 예상되는 1년차 수출 증가액은 13억5000만 달러(약 1조5606억원)에 달한다.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거나 관세가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한중 FTA의 1년 차 무역증가 효과를 예측한 결과다.
관세자유화가 최종적으로 달성됐을 때 우리 기업의 대중(對中) 관세 비용은 연간 54억4000만 달러(약 6조1907억원)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미 FTA(9억3000만 달러)의 5.8배, 한·유럽(EU) FTA(13억8000만 달러)의 3.9배 규모다.
코트라가 지난 7월 발간한 ‘한중 FTA 업종별 기대효과와 활용방향에 따르면 관세 분야에서는 화학과 의류, 비관세장벽 분야에서는 소비재, 자동차 부품, 화학, 전자·전기, 농식품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법률, 엔지니어링, 환경,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의 유망 서비스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비관세장벽 해결을 위한 양국간 협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중 FTA 활용을 위한 선진 글로벌 기업과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확대돼 고급 일자리 창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발표한 FTA 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발효 시 10년간 실질 GDP 0.96% 추가성장하고 소비자 후생 146억 달러 개선되며, 5만38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중국 수출품 증가로 국내시장의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소형 공기청정기, 선풍기, 커피포트, 다리미 등 중소형 가전제품의 경우 가격에 워낙 민감한 품목이라서 중국업체들의 중저가 공세에 국내 업체들이 고전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된다.
저가 농수산물 유입에 따른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간 무역에서 우리나라가 줄곧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유독 농수산업은 일방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대부분 신선 농산물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빠졌지만, 2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되는 농축수산물 품목이 전체의 64%에 이르고, 현행 관세율 20%가 18%로 낮아져 중국산 김치의 수입가격이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FTA 영향평가에서도 FTA 발효 후 20년간 농림업과 수산업은 각각 연평균 생산이 77억원, 104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20년간 예상되는 농림·수산분야 피해액은 농림업 1540억원, 수산업 2080억원 등 총 3620억원이다.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