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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황정민, 태(太)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山)이로다
입력 2015-12-16 10:29 
해발 8750 미터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스존,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신의영역에 동료가 묻혀있다. 산 아래 하나였고, 또 다른 가족이었던 사람들은 생을 마감한 후배 대원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가슴 뜨거운 여정을 시작한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태(太)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山)이로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하늘보다 높을 수는 없고, 사람이 오르려고 마음을 먹으면 못 오를 산도 없다는 말이다. 배우 황정민의 연기를 보면, 그가 얼마나 마음먹고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라는 산을 오르려고 노력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렇기에 황정민이 맡은 캐릭터 중, 그가 못 오르는 산은 없다.

매 작품마다 산 넘어 산이에요. (작품을) 가끔 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사람마다 저한테 그만 좀 하라고 하죠. ‘베테랑을 좋아한 사람이 ‘베테랑을 기억하다가 ‘히말라야를 보면 또 다른 모습을 느끼듯, 역할을 맡을 때마다 산 넘어 산이죠.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건 없어요.”

황정민이 이번에 오르는 산은 영화 ‘히말라야다.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그이기에, 기대감은 컸다. 뿐만 아니라 실제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故 박무택 대원과 함께 동행 했던 엄홍길 대장의 역할을 맡아, 그가 대장으로서 어떤 카리스마를 뿜어낼지 궁금증을 높이기도 했다.



엄홍길 대장의 모습과 제가 똑같았어요. 실제 (‘히말라야) 촬영장에서도 리더로서 행동 해야하 하는 게 아마 저에게 부담감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제작자가 아닌 배우이지만, 어떨 때는 현장에서 윽박지르기도 하고, 화를 내거나 혹은 독려하기도 했어야했죠. 이왕 산악영화를 찍는다면 정말 잘 해서 뭔가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히말라야는 실제로 네팔 히말라야에서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산 앞에선 그저 인간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전문적으로 산악을 경험해보지 못한 배우들에게 ‘히말라야의 촬영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힘들지 몰랐어요(웃음). 그냥 처음에는 산악영화를 쉽게 생각했던 게 있었죠. 늘 찍는 것처럼 액션영화처럼 찍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찍으니 쉬운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레퍼런스(참고할 것)가 없다는 것이 힘들었어요. 어떻게 찍으면 위험해보이면서 추워 보이는 지부터 시작해서 그런 것들이요. 그런 하나부터 열까지 사소한 것들 때문에 힘들었죠.”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까지 어느덧 황정민은 대원들을 이끌고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대장과도 같은 위치에 섰다. 후배들을 컨트롤해야 하고, 동시에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불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그런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히말라야를 통해 황정민이 느낀 점도 분명이 존재할 것이다.

(‘히말라야 촬영 후) 정말 까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검사외전을 촬영했는데, 그때는 좀 점잖아졌죠. 특히나 ‘검사외전은 신인 감독이라 조용하게 되더라고요. 옛날 같으면 신인 감독일 경우 더 강하게 밀어 붙이곤 했는데,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다가 사람들이 없을 때 의견을 내곤 하죠. 근데 또 ‘아수라는 ‘아수라대로 달라요”

그렇게 황정민은 ‘히말라야라는 산을 넘었다. 산을 하나 넘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듯, 이번 ‘히말라야를 촬영하며 황정민이 느낀 점이 있을 것이다. 그가 맡았던 엄홍길 대장의 모습과 실제 촬영장의 황정민이 닮아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느낀 점이 많았을 터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영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은 깨달음은 무엇이었을까.

‘히말라야 촬영을 할 때 쉬는 기간이 있었어요. 그때 영월에서 이틀 정도 방에서 엄홍길 대장이 쓴 책을 보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 책을 보면서 실화인 이야기를 영화로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죠. 또 그걸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산보다 더 중요한건 사람이었어요. 산을 통해서 많은 걸 얻는데, 더 많이 얻는 건 사람을 통해서 얻는 거라는 걸 촬영하면서 느꼈어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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