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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야생마’ 이후 첫 투수 리더 꿈꾼다
입력 2015-12-16 06:01 
LG 트윈스 투수 류제국이 내년 팀의 주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본격적인 리빌딩에 착수한 LG 트윈스가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그 시작점이 될 새로운 리더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LG의 주장을 맡았던 이진영(35)은 지난달 kt 위즈로 떠났다.
양상문 감독 체제로 돌아선 LG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 시즌 내내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자연스러운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성적을 동시에 잡지 못했다. LG는 구단 창단 이후 역대 최악인 9위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시즌 종료 후 팀 내 간판스타이면서 주장을 맡고 있던 이진영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충격적 사건이었다. 세대교체의 필요성에 대한 양 감독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였다.
이 분위기 속에서 LG의 새로운 주장이 누가 되느냐는 의미가 크다. LG 구단 내부적으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다.
특히 LG는 주장 선출 방식이 민주적이다. 감독이 지명하거나 선수단 내 자체 투표로 주장을 뽑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LG는 1·2군 선수단은 물론 코칭스태프 및 구단 프런트까지 모두 투표권을 행사한다. 2012년 김기태 감독(현 KIA 타이거즈)이 부임한 이후 LG의 주장 선출 문화로 자리 잡았다.
LG의 주장 후보는 선수들의 의견을 취합해 정해진다. 최근 5명으로 추려진 상태. 경쟁 후보는 야수 박용택(36) 이병규(7번·32) 손주인(32), 투수 봉중근(35) 류제국(32)이다. 양 감독은 주장 후보가 5명으로 추려졌는데, 누가 될지 나도 궁금하다.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LG의 주장 완장을 찼던 선수들을 보면 유지현 양준혁 서용빈 이상훈 이병규(9번) 조인성 이종열 박용택 이진영 등 대부분이 야수였다. 투수로는 최근 피칭아카데미 원장으로 LG에 복귀한 ‘야생마 이상훈이 유일했다.

최근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LG 구단 내 여론이나 분위기로는 베테랑이 아닌 중고참급 선수가 주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넥센 히어로즈도 2012년부터 4년간 주장 완장을 찼던 이택근(35)이 물러나고 서건창(26)이 젊은 리더로 팀을 이끌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관심사는 이상훈 이후 야수가 아닌 투수 파트에서 새로운 주장이 나올 수 있느냐다. 강력한 후보로 원만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인 류제국이 꼽힌다.
류제국은 미국에서 야구 생활을 한 뒤 LG에 입단해 3년간 수직적인 선후배 문화를 경험했다. 류제국은 내가 주장을 한 번 해보고 싶다. 기존의 LG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선수들간 가교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트 이진영이 누가 될지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박용택이 2010~11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주장을 맡을 수도 있고, 4번 타자감인 이병규(7번)와 모범적인 ‘성실맨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주인이 캡틴 완장을 찰 수도 있다. 또 선발로 복귀한 봉중근이 책임감을 더할 수도 있다.
2016년 LG의 리더가 누가 되든 중책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
2000년 이후 LG 트윈스에서 유일하게 투수로 주장을 맡았던 이상훈 피칭아카데미 원장.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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