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내기 직장인 박 모씨(26)는 최근 친구로부터 취직 기념선물로 5만원이 충전된 ‘스타벅스 카드를 받았다. 스타벅스 카드는 미리 일정금액을 충전하고 음료를 사서 마실 때마다 차값만큼 금액이 빠져나가는 선불식 충전카드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600원짜리 휘핑크림이나 시럽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고 적립 혜택도 있다. 과거 주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커피값을 결제하던 박씨는 이제 스타벅스 카드만 이용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스타벅스 선불카드와 같은 충전형 간편결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면서 카드사, 은행 등 기존 금융권의 새로운 적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향후 적립액이 커지면서 은행의 수신 기능까지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5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출시한 ‘스타벅스 카드의 이용자 수는 출시 6년여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총 적립액은 무려 200억원을 넘어섰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선불식 충전카드를 도입했다”며 카드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까지 확대하면서 1년여만에 회원 수가 2배로 증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선불카드는 당장 기존 카드업계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결제 수단으로 꼽힌다. 스타벅스 카드는 단순한 결제기능을 넘어 온라인 등록제로 운영되며 회원등급에 따른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등 기존 카드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다. 커피빈, 폴바셋 등 커피 브랜드는 물론 홈플러스, 이마트, 신세계 등 다른 유통기업들도 충전형 간편결제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한 상태다.
적립액 규모가 확대되면 일종의 펀드처럼 운용해 이용자들에 대한 혜택을 늘리거나 이자를 주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중국 알리페이의 경우 알리페이에 돈을 충전하고 남은 금액을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에 운용해 10%가 넘는 수익을 이용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스타벅스 카드 적립액 200억원은 어지간한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337개 채권형 펀드의 평균 설정액은 371억2280만원이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 센터장은 곧 선불카드와 관련한 자금운용 이슈가 제기될 전망”이라며 아직 금융행위로 인식되지 않지만 곧 관련 제도나 시스템을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조성호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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