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로 접어들면서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장사 실적에 대한 전반적인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지만 한미약품 등 몇몇 종목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예상치를 상향조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 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217개 상장사들은 이번 4분기에 436조6000억원의 매출액과 30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나 직전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이들 상장사는 지난해 4분기 425조원의 매출액과 24조원의 영업이익을, 지난 3분기에는 411조원의 매출액과 29조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여전하지만 원화가치가 작년보다 낮아져 원화 기준 수출액 감소가 많지 않았고 낮은 유가 덕분에 비용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상장사들의 실적 컨센서스는 소폭 하향 조정됐다. 한달전 증권사들은 이들 상장사가 437조5000억원의 매출액과 30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각각 0.2%와 1% 가량 눈높이를 낮췄다. 4분기 들어 유가가 급락하면서 조선·철강·기계 업종의 실적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약품 등 10여개 종목들은 한달 전보다 영업이익 예상치가 10% 이상 높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은 한달전만 해도 한미약품이 4분기에 2945억원의 매출액과 54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4096억원의 매출액과 12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 39.1%와 122% 급증한 수치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올해 약 7조5600억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고 연내 입금되는 계약금만 총 7356억원에 달한다”며 한 해 동안 이 정도의 기술 수출을 달성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게임업체인 게임빌의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지난 3분기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4억3000만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한달 전 추정치(1억7000만원)보다 152% 늘어난 수치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출시한 모바일 슈팅게임 애프터펄스가 출시 10일만에 200만 다운로드 됐고, 현재 미국·일본·중국 등에서 고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 업종에서는 농심과 롯데제과에 대한 재평가가 한창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농심의 4분기 매출액은 5665억원으로 한달 전(5568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업이익 추정치는 233억원에서 302억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연 이은 신제품 출시로 평균 라면제품 판매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농심은 개당 판매가격이 1000원 이하인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라면 가격을 지난 2011년 이후 올린 적이 없다. 하지만 개당 1000원이 넘는 짜왕 우육탕면 등을 지난 상반기 출시했고 하반기들어 이들 제품 매출이 부쩍 늘면서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농심의 수익성 향상으로 직결된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신제품이 2~3개 더 추가될 수 있어 신제품으로 인해 내년에도 평균 판매단가는 3~4%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제과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들은 한달 전 158억원 수준이었던 눈높이를 175억원 수준으로 10.5% 높였다.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꼬깔콘이 올해 1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캔디와 스낵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용절감 노력 덕분에 롯데제과의 4분기 판매관리비 비율이 전분기보다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업종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 전망이 두드러지게 호전됐다. 한달전보다 11.2% 늘어난 11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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