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각만 더 세우는 野…“文대표 물러나라” “내뱉는 말 멋지게 들리냐”
입력 2015-12-11 14:07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당 주류 인사들과 중진·비주류 의원들은 11일 문재인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을 주고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협력 하에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가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 14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비대위 구성을 위해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 사퇴를 요청했다. 이 부의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등 특정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라고 명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은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중진들이 요구 사항을 발표하는 자리를 기습 방문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전당대회를 비대위가 결정하는 것은 당헌 위배”라며 중진들이라면 당헌 범주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셔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4선의 김성곤 의원은 우리도 당헌당규를 다 보고 왔다”고 반발했다.
최 본부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을 겨냥해 헌신을 마다하고 스스로 피해가는 길을 택했다”며 그리고 중진들은 다 황금지역구 출신 아니냐”고 비난했다.

비주류 인사들은 문 대표 사퇴 후 비대위 체제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최원식 의원은 기존 우리 입장은 야권 통합과 혁신을 위한 전당대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일단 문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한 후 통합과 혁신을 논하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주류 인사들은 수도권 의원들이 제안한 문재인-안철수 공동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기존 ‘문·안·박(원순) 지도부 체제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 의원은 안 전 대표도 수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비주류 측은 문 대표의 전향적인 제안이 없으면 안 전 대표가 오는 13일 탈당을 선언할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또 문병호 의원은 전날 문 대표가 ‘측근 관리에 나선 것을 놓고 그동안 문 대표가 부정한 비선실세의 실체를 시인한 결과다”라고 비꼬았다. 강창일 의원은 문 대표는 귀가 막혔다”며 주변이 이상한 이들이 있어 정보가 차단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공개 회의에서도 야당 내 감정 싸움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문 대표 면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 통합전당대회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직후 추 최고위원은 그런 의견이 있다면 따로 조용히 논의를 하라”며 각자 내뱉는 말이 멋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대표는 중진들의 제안과 유 최고위원의 사퇴 요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일이 따로 의견을 밝힐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중진들이 더 책임있는 자세로 상황을 수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진들이 지난 재신임 정국 당시 제가 중재안을 받아들이면 당 대표 흔들기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