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남북관계 분수령' 1차 당국회담…3대 관전 포인트
입력 2015-12-11 13:30 
1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은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회담에선 남측이 희망하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북측이 주장하는 금강산관광 재개, 지난 8월 25일 고위당국자 접촉 때 합의된 민간 교류 활성화 등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빅딜'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남측은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 서신교환, 고향방문 등을 이산가족 문제를 푸는 해법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북측은 2008년 7월에 발생한 박왕자씨 피격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이나 지금까지 남북 회담은 양측이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두 사안에 대한 연계 논의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양측이 첫 차관급 당국회담에서 난제로 꼽히는 이산가족과 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해 해법을 마련하면 남북관계는 급진전될 전망입니다.

다만, 북측이 남측의 이산가족 문제 해법에 동의한다고 해도 당장 금강산관광 재개 합의가 이뤄지기보다는 재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수준에서 합의될 공산이 큽니다.

우리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앞서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선결과제' 해결을 북측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측은 2009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박씨 사건의 재발 방지와 '관광에 필요한 편의 및 안전보장'을 약속한 만큼 '3대 선결과제'는 해결됐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당국회담에서 태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남과 북이 당국회담의 결과로 합의문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입니다.

양측이 이산가족과 금강산관광 등 핵심 현안에서 접점을 찾게 되면 합의문이 나올 수 있지만,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 민간교류 활성화 등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아 공동보도문을 내는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남북이 현격한 견해차를 보여 공동보도문도 내지 못하고 회담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모처럼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가 훼손되고 남북관계에 먹구름이 낄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양측이 첫 차관급 당국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더라도 다음 회담 일자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특히 남북대화 모멘텀을 이어가려면 당국회담 정례화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측에 차관급 당국회담을 2~3개월에 한 번꼴로 개최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2007년까지 남북을 오가며 21차례 개최된 남북 장관급 회담도 분기 단위로 개최된 정례 회담이었습니다.

이번에 양측이 당국회담 정례화에 합의하면 8년 만에 남북 대화채널이 복구되는 셈입니다.

남과 북은 이번 당국회담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남조선(남한) 당국이 구태의연한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외세와의 공조에 매여달린다면 달라질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며 남측을 압박했습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이날 당국회담 남측 대표단과의 환담 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회담을 하는 것"이라며 북측에 밀리는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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