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긴 겨울밤 푹 자려면 싱겁게 드세요
입력 2015-12-11 10:17 

밤에 잠을 자다 깨서 소변을 보는 ‘야간빈뇨는 노화현상중 하나다. 야간 빈뇨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심각한 낙상(落傷)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콩팥(신장)의 주요 기능은 농축이다. 젊을 때 콩팥의 농축 능력은 최대 180배에 이른다. 혈장 180ℓ를 소변 1ℓ로 농축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콩팥의 농축기능이 떨어져 같은 양의 혈장이 지나가도 생성되는 소변의 양이 증가하고 묽어진다. 콩팥병 환자와 비슷해진다.
성인 남성의 하루 소변 양은 약 1.8ℓ. 하루 동안 6회 소변을 볼 경우 1회 소변 양은 300㎖이다. 평균 4시간마다 꼬박꼬박 소변을 본다고 가정하면 하룻밤에 적어도 한 번은 잠에서 깨야 한다. 젊을 때는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경우는 드물다. 콩팥이 낮에 소변을 많이 만들고, 밤에는 적게 만들기 때문이다.
밤에 소변 양이 줄어드는 것은 호르몬(항이뇨호르몬) 때문이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항이뇨호르몬은 콩팥에서 물을 재흡수하게 해 소변의 양을 적게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물의 재흡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소변 양이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잠자다 깨서 소변을 보러가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하룻밤에 두세 번 깨기도 한다.

젊을 때도 술을 많이 마시고 잠들면, 자다가 중간에 깨서 소변을 보고 목도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알코올이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소변이 많이 만들어서다.
전립선비대증도 야간 빈뇨를 유발한다. 젊을 때 전립선의 용적은 20cc 정도.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커져 그 가운데를 통과하는 요도를 압박해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게 한다.
야간빈뇨는 불편함과 함께 낙상이나 뇌진탕 위험이 높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서울대명예교수)은 잠결이라 몽롱하고 잠자리에서 급히 일어나면서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밤에 소변을 보려고 깨는 현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야간빈뇨가 있는 사람들에게 생활습관 개선과 집안 설계변경을 권했다.
야간빈뇨가 있으면 먼저 저녁 수분섭취를 줄여야 한다. 저녁식사는 국물이 많은 식품을 자제하고 수분이 많은 과일도 줄여야 한다. 술과 커피도 피해야 한다. 또한 싱겁게 먹는 게 좋다. 짜게 먹으면 물을 많이 먹게 돼 소변 양 증가로 이어진다.
고령자가 있는 가정은 집안 구조 변경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거실 또는 침실과 화장실의 높이 차이가 있을 때 발을 헛디디거나 문턱에 걸려 낙상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집안 문턱을 없애고 화장실 바닥을 미끄럽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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