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음악은 매우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적재적소에 삽입된 음악은 영상과 조화를 이뤄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내기 마련이죠. 실제 음악이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진 곡이며, 영화 속에 녹아들면서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지 전문가(음악감독, 평론가, 작곡가)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최윤나 기자] 할리우드 배우 톰 하디가 1인2역 쌍둥이로 변신했다. 영화 ‘레전드는 1960년대, 영국에서 화려한 삶을 살았던 크레이 형제의 실화를 그리고 있다. 실존 인물이기도 한 크레이 형제는 런던의 촌구석인 이스트엔드에서 태어나, 타고난 주먹과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 1960년대 런던을 완벽히 접수한 희대의 쌍둥이 갱스터다. 이에 영화 속에서 톰 하디가 연기한 두 캐릭터는 180도 다른 성격을 표현함은 물론 런던을 장악했던 그들의 화려한 전성기를 리얼하게 그려냈다.
리얼하게 그려낸 건 캐릭터뿐만 아니라, ‘레전드에서 펼쳐지는 OST도 당시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레지 크레이(톰 하디 분)와 론 크레이(톰 하디 분)에게 런던이 자신감을 줬다면, 음악들은 이들에게 스윙을 제공했다. 이들이 활동했던 1960년대는 음악의 범위와 자유의 관점에서 볼 때 ‘행운의 시대라고 볼 수 있었다.
당시 영국 밴드들은 미국 침공의 선봉에 섰으며, 디트로이트는 그 답례로 모타운(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두었던 레코드 레이블. 대표적으로는 슈프림스, 잭슨5, 포 탑스 등이 소속돼 있었다)을 내줬다. 이때 등장한 티미 유로는 노던 소울(1960-70년대 미국의 소울 음악) 가수의 대열에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레지 크레이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그는 티미 유로의 훌륭한 목소리를 아주 좋아했으며, 자신의 클럽에 자리를 마련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이번에 ‘레전드에서 티미 유로의 자리를 가수 더피가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영화의 엔딩 타이틀 트랙인 ‘홀 랏 오브 러브(Whole Lot Of Love)를 썼다.
레지 크레이는 음악뿐만 아니라 그 주변 환경들도 좋아했기 때문에, 유명 인사들은 밤새 술을 마시고 도박을 하며, 춤을 출 수 있는 크레이 소유의 클럽에 몰려들었다. 당시 프랭크 시나트라는 소니 리스톤, 셜리 배시, 아티스트 프란시스 베이컨과 여배우 바바라 윈저, 조안 콜린스 등을 손님으로 초대했다. 이렇듯 런던이나 라스베가스 등 60년대 갱스터와 클럽은 복잡한 관계로 뒤얽혀 있었다.
‘레전드 OST는 차트에 들 수는 없었지만, 인스트루멘탈 싱글로서 환영 받았다. 그루브가 느껴지는 더 미터스(The Meters)의 ‘Cissy Struct는 그루브를 느끼게 하고, 피아노 선율이 이끌어가는 렘지 루이스 트리오(Ramsey Lewis Trio)의 ‘The In Crowd, 꿈을 꾸는 듯한 기타의 선율이 인상적인 산토 앤 조니의 ‘슬립 워크(Sleep Walk)등은 모두 플래티넘 히트곡들이기 때문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