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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의 못 잊을 ‘23’ “언젠가 내 손으로 깬다”
입력 2015-12-09 06:01  | 수정 2015-12-09 09:21
허경민은 올해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5세의 허경민(두산)에게는 13이라는 숫자가 익숙하다. 2009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됐을 때, 입단 계약금이 1억3000만원. 그의 등번호도 13번이다. 하지만 그에게 (아마)평생 잊지 못할 숫자는 13이 아니라 23이다.
허경민은 올해 두산의 주전 3루수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 128안타 41타점 64득점을 올렸다. 개인 시즌 최고 성적이다. 8월(0.293)을 제외하고 월별 타율이 3할 이상으로 꾸준했다.
그리고 그의 뜨거운 방망이는 포스트시즌 들어 온도가 수직 상승했다. 준플레이오프 0.533-플레이오프 0.300-한국시리즈 0.474 등 무대를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안타 제조기가 따로 없었다. 23개로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안경현(당시 두산)이 2001년 21개의 안타를 친 이후 14년 만이다.
단일 포스트시즌 23안타, 온전히 허경민을 상징한다. 이에 뿌듯하다는 허경민이다. 그는 사실 (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그 기록에 대해 잘 몰랐다. 크게 신경도 안 썼다. 그저 하다 보니 기록을 수립했다”라며 기록이란 게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돌이켜보니 왠지 내 자신이 뿌듯하다. 또한, (신기록이라 하니)내게 매우 뜻 깊은 기록이다”라고 밝혔다.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13경기 만에 이 대기록을 세웠다.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최대한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러야 한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끝까지 다 치러도 12경기다(12회 연장 무승부 없을 시). 특정 팀이 와일드카드결정전 혹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가운데, 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영원불멸의 기록이란 없다. 누군가에겐 도전의 지표가 되며, 그 도전정신 아래 새로운 기록이 탄생했다. 기록은 깨지는 법이다. 허경민도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경신될 것이라며 덤덤한 반응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자기 손으로 깨고 싶다고. 허경민은 (기록 경신은)분명 쉽지 않다. 우선적으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래도 언젠가 내가 다시 한 번 그 이상의 안타를 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경민은 다시 뛰고 있다. 올해 커리어 하이를 이뤘으나 그에게는 그게 기준점이다. 허경민은 올해가 내게 최고의 시즌은 아니다. 기준점으로 삼아 성장해야 한다. 더 잘하고 싶다. 너무 많이 쉬어 불안하고 급하다. 쉴 건 다 쉬었다. 이제 운동을 다시 해야 한다. 또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시 부지런히 뛰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려 한다”라며 독한 마음을 품고 올 겨울을 보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또 하다 보면, 그의 바람대로 언젠가 ‘대기록을 스스로 깰 날이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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