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힐러리, 세금 먹튀기업에 ‘출국세’ 칼 빼든다
입력 2015-12-08 15:50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출국세(Exit Tax)라는 칼을 빼들었다. 최근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아일랜드 제약사 엘러간을 합병하면서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겨 세금 회피를 시도하자 강한 비판을 가했던 힐러리가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힐러리 전장관은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해외로 국적을 옮기는 미국 기업들에 대해 출국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선거공약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공약에는 미국 기업이 해외로 본사를 옮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외국기업 지분 50% 이상을 인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서는 외국기업의 지분 20% 이상을 인수하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 힐러리는 출국세 부과를 통해 얻어진 세수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 쓴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22일 화이자가 엘러간과의 합병을 선언하자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겨 연간 10억달러의 세금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논란이 일었다. 당시 힐러리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조세 기반을 잠식하는 이런 세금 바꿔치기 행태에 대해 단호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합동조세위원회는 미국 기업들의 세금회피성 합병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줄어드는 세수가 194억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힐러리 공약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떠나는 기업에 출국세를 부과할 것이 아니라 국내 세율을 낮춰 기업이 해외로 떠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힐러리 공약이 실제로 시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세금을 피해 해외로 떠나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약속했지만 공화당 반대로 현재까지 관련법 제정이 미뤄지고 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이 부담하는 평균 법인세율은 38%에 달해 20%대인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에 비해 높은 편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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