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상균 '퇴거 시한' 6일에도 침묵…'향후 거취는?'
입력 2015-12-07 07:21 
한상균/사진=연합뉴스
한상균 '퇴거 시한' 6일에도 침묵…'향후 거취는?'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애초 퇴거 시한으로 알려진 6일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나 입장 발표가 없어 앞으로 그의 선택에 관심이 쏠립니다.

한상균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민노총 간부들이 대독한 성명에서 "구체적인 신변과 거취 문제는 내달 5일 평화적인 국민 대행진이 보장된 후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당시 그는 "국회에서 논란 중인 노동법 개악 시도가 중단된다면, 정부가 해고를 쉽게 하는 등 노동 개악 지침 발표를 강행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자진 출두하겠다"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조계사의 신도회도 이달 1일 한 위원장 피신 문제를 논의하려 연 비상총회에서 "6일까지 참기로 결정했다"며 시한을 못 박았습니다.


전날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물리적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음에도 한 위원장이 거취 표명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민노총은 뚜렷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노총 관계자는 이날 "처음부터 한 위원장이 6일에 나가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거취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한 것이었다"라며 "본인이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기류로 볼 때 한 위원장이 앞으로도 조계사에 더 머무르면서 정부의 '노동 개악' 무효화를 위한 총파업 등 투쟁을 지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변수는 조계사와 경찰의 대응입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5일 밤 한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나 거취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도법 스님은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노동법 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만큼 스스로 걸어나갈 명분이 마련됐다고 설득했지만 한 위원장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법 스님은 이날도 자정을 전후해 다시 한 위원장을 만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위원장이 아무런 입장표명 없이 조계사에 계속 머무르면 그의 피신에 반발해 지난달 30일 한차례 충돌을 빚은 조계사 신도회 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신도회 측은 한 위원장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악의 경우 지난번과 같은 물리적 충돌에 더해 한 위원장을 조계사 밖으로 끌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대한 경계와 감시를 한층 강화한 가운데 신도회 측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교시설인 조계사에 무턱대고 들어가 체포를 시도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고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신도들이 직접 나서 한 위원장의 퇴거를 압박하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다양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날도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총이 지난 1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불법폭력 시위로 계획하고 주도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면서 한 위원장을 겨냥해서는 소요죄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이처럼 각계의 다양한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이고, 경찰이 조계사 주변을 에워싼 만큼 스스로 걸어나와 언론 앞에서 입장을 밝힌 뒤 경찰에 연행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습니다.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조계사로 피신한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도 정치권과 노조 간 합의가 이뤄지자 경찰에 자진 출두한 전례가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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