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나선다
입력 2015-12-06 17:27  | 수정 2015-12-06 19:52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금호그룹 마지막 매물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금호산업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해외 매각부터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가능 여부를 타진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를 실시하기로 하고 내년 1월 자문사 선정에 나선다. 자문사에는 외국계 IB를 단독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외국계 I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해외 원매자부터 찾겠다는 얘기다. 또한 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외국계 IB에 매각 가능성 검토 작업을 일임함으로써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내년 1월께 자문사 선정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세부 일정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그룹 유동성 위기를 맞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올해 초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매각이 가시화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보유한 42.1%다. 채권단은 매각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1조원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최근 글로벌 타이어 업계가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어 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적기로 보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업계는 상위권인 미쉐린 굿이어 브리지스톤 콘티넨털 등을 중심으로 전략적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 3월에는 중국 국유 화학기업인 중국화공(켐차이나)이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의 공식 타이어 공급 업체인 이탈리아 피델리를 인수하며 업계 지도를 바꿔놨다.
하지만 최근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과 이로 인해 주가가 연초 1만원대에서 6000원 수준으로 급락한 점은 채권단에 부담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3분기 329억원의 적자를 냈다. 노조의 장기간 총파업으로 생산라인이 중단되면서 고정비용이 늘었고,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출시를 제한하면서 중국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향후 인수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실적과 주가 하락 부분은 일시적인 문제로 기업 가치가 현재 저평가돼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NICE신용평가도 "파업이 마무리됐고 중국도 경기 회복을 위한 소비 진작 정책을 펴기로 함에 따라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강성 노조는 해외 인수 후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에 한국 특유의 노조 문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이론적으론 금호산업처럼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박 회장 부자는 최종 인수 후보가 제시하는 가격을 본 뒤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한 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특히 이번에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 주체가 박 회장 개인으로 지정돼 있어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때처럼 금호기업(SPC)을 활용하는 구조를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호산업 매각 때는 박 회장이 유일한 원매자였기 때문에 채권단이 박 회장이 지정하는 법인 등 제3자가 인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줬다.
하지만 금호타이어의 경우 다른 인수 후보들이 박 회장에 대한 특혜 시비를 제기할 수 있어 또다시 '제3자 지정권'을 부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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