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륙의 보따리는 화끈했다` 시진핑, 아프리카에 70조원 지원 약속
입력 2015-12-06 16:55 

대(對)아프리카 최대 투자국 중국이 다시 한번 돈보따리를 풀면서 아프리카 50개국을 향한 노골적인 구애의 손길을 뻗쳤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된 위안화 보유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개막식에서 아프리카 경제개발을 위해 600억 달러(70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수출입보증·특혜대출 350억달러, 아프리카 제조업 육성기금 100억달러 등이 포함된다. 시 주석은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과 아프리카의 전통 우호를 실질적인 연대와, 협력, 개발로 이끌어내야 한다”며 10대 협력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중국은 내년부터 3년간 아프리카 농촌 빈곤탈출을 지원하기 위해 100개 마을에서 농업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현지에 직업학교를 세워 20만명을 교육시키기로 했다.
아프리카 최대 투자국이자 교역상대국인 중국 정상을 만나기 위해 이번 포럼에 45개국 아프리카 정상들이 집결,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시 주석은 이틀간의 짧은 일정을 쪼개 모든 정상들과 회담을 하며 아프리카에서의 리더십·영향력 강화를 꾀했다. 시 주석은 토고, 가나 등 9개국 정상과 연쇄회담을 한 데 이어 개막식후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5개국 정상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양자회담을 갖지 못한 국가들은 두차례에 걸친 단체 회동을 통해 시 주석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중국측은 두차례로 나눠 진행된 단체회동에서 지난 9월 베이징 열병식을 연상케하는 ‘줄세우기의전을 재연했다. 시 주석이 회담 장소에 입장하는 정상과 일일이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느라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도열해있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선물 보따리를 받은 아프리카에서는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서아프리카 경제협력위원회 오웨드라고 사무총장은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아프리카와의 협력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국가 정상들은 시 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외환보유고에 중국 위안화를 포함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봉황망이 전했다. 중국 구상대로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화되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위안화 차관을 제공해 더욱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은 지난 2006년 베이징에서 처음 개최한 뒤 9년만에 다시 열렸다. 2006년 당시 이 행사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따라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지난해말 현재 중국의 아프리카 누적 투자액은 미국의 7배, 연간 교역규모는 미국의 3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영향력이 교역·원조는 물론 인프라, 군사 분야로 확대되고 있어 미국과 유럽을 긴장케하고 있다. 케냐,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에서는 항만과 내륙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중이고 최근 지부티에서 중국이 군사기지로 쓸수 있는 항구사용권을 따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대해 일부 서구 언론에서는 경계감 섞인 보도를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설타임스는 5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아프리카 지원계획을 보도하면서 중국 투자는 아프리카에서 자원개발에 집중돼 환경문제 등을 야기하고 인프라 개발사업도 중국에서 인력을 데려와 쓰기 때문에 현지인 고용효과가 적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