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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개그人] 박성호 “‘쇼그맨’, 새로운 문화의 ‘씨앗’…잘 키워야죠” (인터뷰②)
입력 2015-12-06 15:40 
사진제공=쇼그맨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들을 만나봅니다. ‘멋있음 대신 ‘웃음을 택한 용기 있는 자들이 꿈꾸는 코미디는 어떤 모습일까요? 웃음 뒤에 가려진 이들의 열정과 고통, 비전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스타 개그맨 5인방이 뭉쳐 무대로 돌아간 ‘쇼그맨, 이들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쇼그맨은 박성호, 김원효, 김재욱, 이종훈, 정범균이 모여 결성한 개그 팀으로, 이들은 오는 2월 미국 투어를 앞두고 있다. 개그 팀으로는 상당히 색다른 행보다. 이에 ‘쇼그맨 팀을 만나 미국으로 가는 이유부터 무대로 돌아간 속내까지 속속들이 물었다. (인터뷰①에 이어)



Q. 간혹 ‘TV 대신 궁여지책으로 무대로 갔다는 시선도 있고, 연차에 비례한 기대감도 있다. 여러 모로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A. ‘궁여지책으로 무대로 갔다? 잘못된 시선이다. 우린 이걸 하고 싶어서 방송을 잠시 쉬고 있는 거다. 저는 우리가 하는 것처럼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고, 이를 통해 후배들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하는 모습이 더욱 좋다 생각한다. 그대로 방송에 남아 새로운 것을 하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궁여지책 아닐까.(이종훈)

연차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있지만 ‘연륜에 더욱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우리의 무대 연차를 합치면 60년이 넘는다. 그 내공에서 오는 개그의 맛이 있다. 연륜에서 묻어나는 남다른 게 있는데, 사실 어느 분야든 연륜이라는 건 무시를 못 한다. ‘한 길 사람 속은 몰라도 백길 관객 속은 다 안다. ‘쇼그맨 멤버들의 장점은 한 명 당 무대를 2~3천 번을 더 올랐다는 거다. 이제 관객들 눈빛만 봐도 안다.(박성호)

방송은 어떻게 보면 편집의 예술이다. 내가 잘하는 걸 더 잘하게 보일 수 있고,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생각보다 더 짧게 나가네?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잇다. 100%를 보여줄 수가 없다는 거다. 카메라라는 ‘필터링이 있으니까. 하지만 공연은 무대 들어서는 순간 100%의 나를 보여줄 수 있다. 그건 나도, 관객도 신나게 만드는 일이다. 앵콩 받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도 이번 공연을 하면서 깨달았다. 그 ‘맛을 느끼니 버릴 수가 없더라.(김원효)


사진=이현지 기자


Q. 최근 각종 개그 프로그램이 부진하면서 방송 코미디의 ‘위기라는 견해들이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사실 모든 것이 항상 위기고 항상 어렵다. 지금 우리가 공연을 하는 것도 새로운 일을 한다는 점에서 정말 어렵고. 한편으론, 이렇게 공연장에 서서 나를 새롭게 채우면 방송에서 다음 코너를 보여드릴 때에는 더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개그맨들은 언제나 잘 이겨냈으니까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갈 거라고 믿는다.(정범균)

가끔은 방송의 심의가 개그 쪽에는 안 좋다는 생각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막장이 나오면 ‘대박이 나는데, 개그는 자유롭지가 못하다. 개그맨들에게 그 부분이 조금씩 한계가 오더라. 그러다 보니 소재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은데, 그걸 피하려다 보니 다양한 소재나 느낌을 드러내는 게 더욱 힘들어진다고 생각한다.(이종훈)


Q. ‘쇼그맨 공연을 하며 힘든 점이 있다면?

A. 우리는 지금 우리가 직접 다 무대 정리하고, 현수막 떼고 하고 있다. 공연을 하면서 쉴 시간이 하나도 없고. 우리 다섯 명이서 끊임없이 올라야 하니 숨 쉴 틈이 없다. 전에 ‘개콘할 때에는 한 개그맨 당 몇 코너 안 하고 후배들도 있고 하다 보니 무대 끝나고 내려오면 아주 푹 쉴 수 있었는데.(웃음) 이제 현수막도 잘 붙인다. 하니까 잘 되더라. 애착이 더욱 갈 수밖에 없지 않나.(정범균)

사진제공=쇼그맨


얼마 전에 실수로 전화기 소품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안 들고 나갔다. 무대 위에 올라갔는데 없더라. 다른 공연에서는 스태프들을 원망할 수 있지 않나.(웃음) 지금은 내가 안 했으니 온전히 내 탓이 되어버린다. 그러면서 뭔가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게 된다. (김원효)

무엇보다 이종훈이 운전 담당인데 고생이 많다. 카니발로 최근에 차도 바꿨다.(웃음) (정범균)


Q. ‘쇼그맨의 비전을 어디서 느끼고 있나.

A. ‘쇼그맨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 다를 거다. 저는 ‘쇼그맨 자체가 인생 최종 목표는 아니다. ‘쇼그맨을 기반으로 방송 코너도 새롭게 할 수 있고, 공연 사업을 할 수 있고, 각종 부가가치 산업을 양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쇼그맨이 새로운 문화를 양산할 수 있는 씨앗이라고 보는 거다.

전 이 ‘씨앗을 잘 가꿔볼 생각이다. 공연 자체의 목표는 스케일을 키워가는 거지만 ‘쇼그맨으로 인해서 파생될 수 있는 부가가치를 다섯 명이서 논의를 하며 만들어갈 예정이다. 여러 공연 팀이 모여 축제를 만들 수도 있다. 항상 ‘쇼그맨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현실화했는데 어찌 보면 ‘쇼그맨을 키워 ‘거대한 축제를 만들겠단 꿈도 불가능해 보여도 언젠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린 확신한다. (이상 박성호)

사진=이현지 기자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혹여 ‘얘네 방송 안 하고 딴 거 하면서 초심을 잃은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지금 이 무대 위가 ‘초심이다. 우리가 ‘초심을 찾아간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돈을 많이 못 벌어도, 무대에 미치고, 스태프가 없어도 우리가 하나하나 다 해나갔던 그 아마추어, 신인 시절. 그 때로 우리가 돌아간 거다. 우리의 뜻을 바르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바람은 그저 그 뿐이다.(김원효)


◇ ‘쇼그맨 5인방은 누구?

KBS 개그맨 박성호(13기), 김재욱(20기), 김원효(20기), 이종훈(22기), 정범균(22기)이 11월5일 출범식을 가지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 개그 팀. 개그와 마술, 음악 등을 결합한 공연을 표방한다. 2016년 2월 미주전역 6개 도시를 시작으로(LA, 뉴욕, 시카고, 아틀란타, 휴스턴, 달라스) 6월 호주(시드니, 멜버른) 뉴질랜드(오클랜드) 교민들을 상대로 하는 투어를 앞두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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