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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홍성흔, 거포 니퍼트?’ 자선대회 수놓은 이색 역할 바꾸기
입력 2015-12-06 15:20 
두산 베어스 리드오프 정수빈이 이날 양신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홍성흔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니퍼트가 타석에서 공을 친다?
얼핏 보면 선수이름을 잘못 표기한 듯 보이지만 이는 실제 경기에서 이뤄진 이색적인 장면이다. 특급 스타들의 역할 바꾸기. 비시즌을 맞은 KBO리그지만 다채로운 행사에 야구팬들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2015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펼쳐졌다. 대회는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했으며 양준혁, 이종범 등의 프로야구 레전드를 비롯해 김광현, 유희관, 최준석, 정수빈 등 내로라하는 특급 스타들이 함께했다.
이날 경기는 양준혁이 감독으로 이끄는 양신팀과 이종범이 지휘봉을 잡은 종범신팀으로 나뉘어졌다.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그러나 이색적이다. 원래 활약했던 포지션이 아닌 새로운 포지션으로 경기에 임한다.
김광현, 윤석민, 유희관, 이대은 등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들은 이날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잡았다. 타격 솜씨도 예사롭지 않았다. 안타는 기본이고 2루타도 펑펑 때리며 시원한 주루플레이도 선보였다. 윤석민은 멀티히트까지 때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송승준도 1타점 2루타를 쳐내는 등 타석에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에도 낯선 얼굴들이 자리했다. 포스트시즌 불같은 타격을 뿜어낸 아기곰 정수빈이 양신팀 선발 좌완투수로 변신해 공을 던졌다. 베테랑 타자 홍성흔도 방망이 대신 글러브를 낀 채 마운드에 올랐고 허경민, 김하성 등 타자들은 저마다 색다른 폼으로 마운드에서 혼신이 담긴 1구, 1구를 던졌다.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송승준이 이날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쥐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주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도 많았지만 팬들은 즐거웠다. 평소 같으면 평범하게 잡힐 뜬공을 놓친 아쉬움을 너털웃음으로 승화시킨 중견수 유희관. 상대타자 이대은에 몸에 공을 맞춘 뒤 죄송한 얼굴이 가득했던 투수 김하성의 모습.
특히 이날의 백미는 한솥밥 동료인 홍성흔과 니퍼트의 투·타대결이었다. 투수 홍성흔이 던진 공이 제구가 되지 않으며 타자 니퍼트에 얼굴로 향했다. 이에 두 선수는 서로 당황하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니퍼트가 홍성흔이 던진 다음 공을 받아쳐 2루타를 만들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비시즌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임무교체의 장면들. 특급 선수들이 서로의 포지션을 경험하며 겪는 돌발 상황은 이날 팬들에게 볼거리와 함께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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