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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영화愛人] ‘검은사제들’ 송대찬 프로듀서 “감독이 선장이면 전 선주인 셈이죠”
입력 2015-12-06 13:45  | 수정 2015-12-06 16:18
사진=김진선 기자
한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다양한 사람들을 거치게 된다.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배우, 촬영감독, 음악감독, 미술감독, 제작진, 의상 팀, 무술 팀, 투자자, 배급사, 매니저, 홍보사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다해 제작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늘 영화가 개봉되면 배우 또는 감독만이 인터뷰를 통해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MBN스타 김진선 기자] 감독은 선장이고 프로듀서는 선주가 되는 것이죠. 선장이 어디로 가고 싶다고 하면, 이 배의 조타수는 누가 어울리고, 주방장은 누가 적합할 것이라는 함께 고민하고, 순항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한 마디로 배가 좌초되지 않고 항구까지 잘 가도록 하는 게 제 일이죠”

영화 ‘검은 사제들은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와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작품의 뒤에는 감독과 배우, 수많은 스태프가 있었고, 이들을 하나로 모아 완성도를 높이게 하는 송대찬 프로듀서가 있었다,

송 프로듀서는 앞서 ‘초능력자와 ‘감시자들에 이어 ‘검은 사제들 프로듀서를 맡았다. 그는 ‘검은 사제들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것을 생각했지만 신인감독과 색다른 소재에 플러스 요인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했다. 장르영화라서 4, 500만 관객은 생각 못했다”라고 말했다.

Q. ‘검은 사제들이 이렇게 관객들에게 통한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300만 이라도 잘 된 영화라고 생각했다. 300만 관객도 사실 쉽지 않은 수치다. ‘검은 사제들은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도 아니고, 마니아들에게는 익숙한 소재다. 공식도 뻔하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구마를 소재로 한 영화는 처음일 것이다. 앞으로 이들이 보는 구마 엑소시즘 영화의 기준은 ‘검은 사제들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표준이고 기준이 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만큼 더 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Q. 그만큼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그렇다. 기준이 없기 때문에 회의를 엄청나게 했다. 구마하는 장면만 한 달 동안 찍었는데 찍고 다시 찍고 또 찍었다. 우스갯소리로 ‘우린 여기서 못 나가겠다라고 했다.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고, 숙소도 편한 곳에 잡았다.


무등산 기운을 받으면서 우리끼리 촬영할 수 있게 말이다. 배우들도 동참해 한 호텔에서 한 달 간 묵었다. 워낙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Q. 한 달 동안 촬영하면서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다

A. 광주에서 촬영 중에 맛집도 가고 야구장에도 갔다. 강동원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구장도 갔다.

Q. 촬영할 때는 쉽지 않은 장면이 꽤 있더라.

A. 이게 실체가 있으면 주고받고 하는데, 실체가 없는 악마와 싸우다 보니 배우들이 고생이 많았다. 극 중 검은 연기 나오는 게 있는데, 검은 연기가 몸에 엄청 안 좋다. CG로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장면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Q. 프로듀서가 하는 일도 궁금하다.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가.

A. 한국에서 프로듀서는 방송 쪽이랑 광고, 뮤지컬 등 많이 있다. 영화는 다른 분야보다 더욱 세분화 돼 있고 하는 일이 많다. 영화의 전반 적인 것을 조율하고 아우르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감독이 선장, 프로듀서는 선주(船主)인 셈이다. 선장이 가고 싶다고 하면 이 배의 일등 조타수가 누가 어울릴지, 주방장은 누가 적합할지 고민을 하고 안전하게 항구까지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좌초되지 않게 말이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

A. 하는 일이 많다. 난 영화사 ‘집에 속해있는데, 프리프로덕션에서 캐스팅, DVD 진행하는 것 등 후반작업까지 모두 참여한다.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배우를 섭외하고, 조율할 뿐 아니라,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것 모두 손을 거치게 된다.

정말 잡일도, 큰일도 많다. 촬영할 때 일이 생기면 감독이 다 책임을 지는 게 아니다. 일이 세분화가 돼있다. 예를 들어 촬영 때 차 사고가 났으면 감독이 아니라 내가 나설 때도 있고, 배우 출연을 설득하기도 한다. 촬영을 하다가 생기는 일에 대해 사전에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언쟁이 생긴다면 조율하기도 한다.

Q. 쉽지 않은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원래 영화를 좋아하다가 프로듀서가 된 것인가.

A. 내가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마케팅을 했다. 당시 남자가 마케팅 일을 하는 것이 많이 않았던 때인데 한겨레에서 마케팅 강좌를 듣고 인맥을 넓히게 됐고 영화 제작부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Q. 제작부에서 어떤 작품을 했는가.

A. ‘화성으로 간 사나이 ‘달콤한 인생 등이다. 정식데뷔는 ‘초능력자인데 김민석 감독과 ‘달콤한 인생 때 연출부일 때 만나 서로 앞으로의 꿈에 대해 말하기도 했었는데 작품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Q. ‘초능력자에 이어 강동원과 또 만난 것인데. 남다른 인연인 것 같다.

A. 강동원에게 고맙다(웃음). ‘초능력자를 정말 신나게 촬영했는데, 고수도 함께 촬영 후 술도 한 잔 기울이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찍은 작품인데 우리는 정말 재밌었다. ‘검은 사제들 시나리오를 주면서 ‘초능력자와 다르긴 하지만 더 상업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동원도 ‘상업적으로 잘 푼 것 같다. 재밌을 거 같다고 말하더라.

Q. 작품을 하면서 본 강동원은 어떤 배우인가.

A. ‘검은 사제들도 그렇지만 ‘초능력자는 강동원이 아니면 안 되는 영화 아닌가. ‘의형제 ‘두근두근 내인생 뿐 아니라 강동원이기에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 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가 흡수할 수 있는 연기 폭이 넓어진 것 같다. ‘검은 사제들을 통해 인정받을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특히 강동원은 저는 저 때문에 신인 감독이 주목을 받고 검증된 감독이 아닌 감독들이 작품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한다. 자신이 선택한 작품이 잘 돼서 해외에도 가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고 말이다. 대작에 출연하는 것을 원할 수도 있는데 강동원은 그렇지 않다. 마인드가 좋다.

Q. ‘검은사제들도 작품하기 까지 역경이 있었나

A. 소재가 공포도 아니고 엑소시즘인데, 그 역할을 김윤석과 강동원이 해준다고 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지원받아서 작은 규모로 갈 생각도 했다. 배우가 안 붙으면 두 배우보다 인지도 낮은 분을 섭외하려고 했으나, 그 분위기가 떨어지더라. 강동원 김윤석, 두 배우의 시너지가 컸다.

Q. 극 중 돼지는 훈련 과정을 거친 것인가

A. 그렇다. 훈련을 시킨 것이다. 45센티 돼지 연구소에서 작은 돼지를 기증 받아서 훈련을 시켰다. 키울 수 없어서 관리를 받았고, 장면에 따라 더비를 쓰기도 했다. 실제 돼지 2마리(흑돼지, 백돼지), CG돼지, 로봇돼지가 사용된 것이다.

Q. 작품에 임할 때 자신 만의 기준이나 주안점이 있다면

A. 현장이 좋으면 좋은 작품이 나온다. 누군가 감동을 받는다면 작품에 힘이 더 생길 수 있는 게 아닌가.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정성을 들이려고 한다. 작은 정성도 작품에 시너지가 될 수도 있다.

Q. 영화 프로듀서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A. ‘영화를 많이 보라 자양분이 된다. 아트, 독립, 상업 비주류 영화 가리지 말고 보길. 난 부산국제영화제가서 영화를 많이 보고 온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말고 절대로 볼 수 없는 영화를 기준으로 말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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