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송파서 `로또` 아파트 또 나온다
입력 2015-12-03 17:13  | 수정 2015-12-03 23:27
올해 '청약 불패' 행진을 이어오던 수도권에서도 최근 1순위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올 만큼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수요자 발길을 모으는 전략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3.3㎡당 4000만원을 넘기며 분양가 고공행진 논란에 휩싸인 서울 '강남3구'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 주목된다.
낮은 땅값, 분양가상한제 적용 덕택에 싼 분양가를 매길 수밖에 없는 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지구)에서 올해 강남권 최저 분양가 단지가 나올 전망이다. 수도권 신도시 공공주택지구에서는 분양 흥행을 고려해 오히려 상반기보다 값을 낮춰 공급한 곳도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달 중 서울 송파구 오금공공택지지구에 분양하는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투시도)' 분양 가격을 3.3㎡당 2000만~2100만원대에 매길 예정이다.
이는 올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낮은 값이다.

기존 최저가는 지난달 인근 가락동에서 분양한 '송파 헬리오시티'의 2569만원이었다. 전용면적 101㎡만 공급하는 것을 감안해 송파 헬리오시티 85㎡ 이상 중대형 가격(2300만원대)과 견줘도 최고 300만원 더 저렴한 셈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데다 앞으로 나올 토지 감정평가 금액을 고려하면 2000만원 초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금지구는 송파 오금동 일대 약 12만8000㎡ 크기로 2012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 총 1600가구에 불과한 소규모로, 이 중 호반건설이 이번에 220가구를 분양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 SH공사가 공공분양과 임대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세곡과 내곡, 위례신도시에 이어 서울 강남권에서 나오는 '마지막' 공공주택지구다.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의 싼 분양가는 부족한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 개롱역이 근처에 있지만 직선거리로는 약 1㎞ 떨어져 '도보 역세권'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송파구 중심상업지구인 잠실 일대와도 다소 거리가 있다. 총 220가구에 불과한 '초미니' 단지라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대세인 요즘 시장 트렌드와는 안 맞는다. 지난달 같은 공공주택지구인 다산 진건지구에서 분양한 '자연앤e편한세상 자이'도 저렴한 분양가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공공주택지구는 과거 이명박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만든 보금자리지구의 새 이름이다. 당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됐고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받아 주변 시세보다 싼 분양가를 매긴 덕에 현재 전매제한(1년)이 풀린 곳은 수억 원대 프리미엄이 붙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권 공공주택지구 첫 민간아파트로 지난해 6월 입주한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 전용 101㎡는 최근 11억5000원에 거래됐다. 2012년 당시 분양가인 8억1900만원보다 3억3000만원 넘게 뛴 것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올해보다 꺾일 내년에는 분양가에 민감한 소비자가 더 많아지면서 공공택지지구 아파트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시흥 은계지구, 하남 미사지구에서 총 3500여 가구가 청약에 나선다. 서울에는 구로구 항동지구와 강동구 고덕강일지구가 남았는데 실제 분양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내년 분양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싼 가격을 내세운 공공주택지구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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