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세계의 드러난 후계구도 ‘오빠는 이마트, 여동생은 백화점’
입력 2015-12-03 16:49 

신세계그룹이 사실상 두개 그룹으로 분리 운영된다. 이마트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47)이, 백화점 부문은 정유경 사장이 총괄 경영을 맡게되는 구조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두 자녀가 사실상 각 부문을 맡아 책임경영을 하는 셈이어서 후계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3일 김해성 그룹 경영전략실장(59)을 이마트 부문 부회장으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43)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85명에 대한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명희 회장의 딸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다. 직책은 기존에 없던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백화점과 관련 계열사 경영을 정유경 사장에게 일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후계구도에서 백화점 부문은 정 사장의 영역이라는 것에 대한 신호를 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4년 전인 지난 2011년 신세계를 신세계와 이마트로 기업분할한 이후 보다 명확하게 후계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지게 된 셈이다.
정유경 사장이 총괄하는 회사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사이먼 등이다. 아직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여러 법인으로 흩어져있는 면세점 사업도 정유경 사장이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대표이사였던 장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정유경 총괄사장을 보좌하게 된다.

대신 신세계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마트 관련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이 총괄하게 된다. 경영전략실을 책임졌던 김해성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은 것도 정 부회장의 책임경영을 지근거리에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이갑수 이마트 대표도 공동대표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용진 부회장이 담당하는 이마트 부분은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위드미, 신세계투자개발, 신세계쇼핑, 스타벅스 등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이마트와 백화점 두 핵심 부문을 각각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이 맡아 책임경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개 부문의 책임경영이 강화되면서 신세계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던 경영전략실은 소폭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관리, 감사 기능만 남기고 기획, 신규사업 개발 등은 각각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이 별도로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인력도 일부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경영전략실은 권혁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이끌어가게 된다.
이밖에 이번 인사에서 3명의 신규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신세계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키우고 있는 T커머스를 담당하는 신세계쇼핑 대표에는 김군선 경영전략실 부사장이 임명됐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에는 최성재 이마트 식품본부장(부사장), 조병하 신세계인터내셔널 본부장(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철저히 능력주의 인사를 추구해 역량 있는 인물을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도입된 새 인사제도에 따라 연차나 연공서열 대신 역활과 경쟁력에 따라 능력있는 인사를 중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신규임원 승진자의 약 30%는 발탁 승진인사다.
또한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평균 연령도 낮아졌다는 게 신세계측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책임경영과 세대교체를 통해 보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인적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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