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뮤지컬 오케스트라’②] 10년 째 제자리…‘열정’만으로는 힘들다
입력 2015-12-03 10:33 
[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오케스트라, 화려해 보이죠? 실상은 열악하기 그지없어요. 열정페이가 따로 없죠. 공연이 좋아서 시작했는데…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까 봐요.”(뮤지컬 오케스트라 단원 A씨)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10년 째 바뀌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뮤지컬 오케스트 단원들의 수입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10년간 오르지 않는 수입으로 힘든 뮤지컬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한시적 계약으로 이뤄지는 고용의 불안정함으로 또 한 번 허덕인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지만, 화려한 무대 아래 생기는 그림자는 무척이나 어둡기만 하다.

뮤지컬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자, 작품의 전체적인 음악작업을 다루는 음악감독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뮤지컬 오케스트라의 열악함에 대해 토로했다. 이중 가장 열악한 부분은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고용의 불안함이고, 하나는 너무나도 적은 공연 수당이었다.

고용의 불안함은 컴퍼니에서 원하는 뮤지컬 오케스트라 편성과도 관련이 깊다. 오케스트라 단원 3명을 필요로 하는 뮤지컬이 있는가 하면, 18명 이상을 필요한 뮤지컬이 있다. 여기에 원작에서는 10명 이상의 오케스트라 규모였지만, 최대한 인권비를 아끼고자 하는 컴퍼니의 요청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8명으로 규모를 압축해 공연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전 작품에서 함께 팀을 이뤘다고 해서, 그 팀 그대로 다음 공연까지 이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10년 째 제자리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캐런티도 문제였다. 연주자의 경우 하루 개인 레슨을 한다고 해도 일당이 15만 원 선에 이르는데, 문제는 뮤지컬 오케스트라 개런티가 이마저 수준에 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회 공연 당 뮤지컬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받는 금액은 대략 10만 원선. 이마저도 대극장의 경우이고, 소극장으로 갈수록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개런티는 더욱 열악하다.

정기적으로 활동을 할 수 없다보니 중간에 다른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뮤지컬 ‘오케피 ‘레미제라블의 김문정 음악감독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주자들의 개런티”라며 뮤지컬 ‘오케피의 바순 연주자처럼, 뮤지컬에서 주로 활용되지 않는 악기 연주자들은 뮤지컬 외에도 생계를 위한 개인 레슨 및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이 많다. 개런티 부분이 안정적이어야 다른 것에 신경을 안 쓰고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만으로는 먹고 살기는 힘든 현실이다. 공연을 해야 공연 수당이 나오는데, 이 같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니 다른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작품 외의 활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주자의 실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공연 연주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낮은 개런티는 화려한 무대를 누비는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더욱 초라해진다. 문제는 환경이 이렇게 열악함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우 개런티의 경우 티켓파워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반면, 오케스트라의 경우 이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사실 여느 오케스트라와 달리 뮤지컬의 경우 주가 되는 것이 배우이기에 누가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한 수준이다. 그렇기에 대부분 컴퍼니 측에서는 웬만하면 싼 값에 하기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뮤지컬 ‘시카고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오민영 음악감독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해외에 유니온이라고 해서 음악인을 위한 단체가 있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책들이 정책적으로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뮤지컬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 음악감독은 연주자에 대한 케어가 이뤄지지 않음에도 왜 뮤지컬을 계속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결국은 공연에 대한 애정이다. 돈을 벌고자 했으면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좋은 열정과 에너지들을 쏟는데 돌아오는 것은 없다”며 뮤지컬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보호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여기에 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그만큼 그들을 대우해줄 때 비로소 뮤지컬 오케스트라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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