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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MAMA, 진정한 `亞 그래미`가 되고 싶다
입력 2015-12-03 08:02  | 수정 2015-12-03 09:19
[홍콩(중국)=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2일 오후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AWE)에서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워즈(이하 2015 MAMA)가 진행됐다.
올해 7회째를 맞은 MAMA는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했다. 꾸준한 진화를 거듭해오다 2009년부터 MAMA로 변모, 단순한 음악 시상식을 넘어 음악으로 전 세계 음악 팬들과 아티스트가 하나가 되는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발돋움했다.
아시아 대표 음악 축제를 표방하고 있다. MAMA는 여타 가요 시상식과 달리 문화와 사업의 연계를 꿈꾸고 음악 전문 분야 종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등 노력으로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꾼다는 포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MAMA는 개최 직전까지 기획사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며 반쪽짜리 시상식이 될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다행히 별다른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테크아트(TECHART)를 콘셉트로 한 만큼 드론 비행을 통해 공연장 전경을 보여주는가 하면, 홀로그램 LED 연출 등으로 240분이라는 긴 시간에도 지루할 틈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별다른 사고 없이 매끄럽게 진행된 전개나, 방송사 주관 음악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없던 다양한 시도가 실제 무대에서 구현됐다는 점 등은 주목할 만 했다. 또 전문 부문 시상을 통해 아시아 각국 음악 전문가들의 노력을 조명하는 등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도 받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존재했다. ‘음악이 진정한 주인공이 되기까지 주최 측과 참석 가수 측 사이의 알력 다툼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수가 있었다. 또한 여전히 퍼포먼스 음악 위주의 시상이 진행됐다는 점은 ‘아시아 그래미를 꿈꾸는 MAMA로서는 분명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25개 트로피 중 SM YG JYP 3대 기획사에 17개 ‘몰빵
2015 MAMA 수상 결과의 뒷맛은 왠지 모르게 아쉽다. 분명 줄 만한 가수들에게 줬는데, 이상하게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아가 아시아 축제임에 틀림 없는데 퍼포먼스 없는 음악이 설 곳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물론 2015 MAMA에서는 칵스 산이 등 록이나 힙합 장르의 무대를 몇 개 선보임으로써 음악적 다양성을 고려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음악 장르를 모두 포용하기엔 2015 MAMA에 내재된, 태생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는 너무나 강렬했다. 결국 올해 역시 퍼포먼스 음악 위주의 시상이 이뤄졌다.
그 와중에도 다수의 트로피는 SM, YG, JYP 3대 기획사에게 돌아갔다. YG는 빅뱅(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가수상, 베스트 뮤직비디오상, 월드 페이보릿 아티스트상 ), 아이콘(남자 신인상) 등을 휩쓸며 5개 부문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SM은 태연(베스트 여자 가수상), 엑소(올해의 앨범상, 베스트 남자 그룹상, 글로벌 팬즈 초이스, 베스트 아시아 스타일상) 레드벨벳(여자 신인상), 소녀시대(베스트 여자 그룹상)가 총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JYP 역시 박진영(베스트 프로듀서상, 베스트 남자 가수상), 트와이스(여자 신인상)을 수상하며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가요계 독과점 현실을 방증했다.
◆상 줘도 안 오는 VS 상 안 줘도 오는
이날 시상식에서 눈에 띈 이들은 상을 받았으나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그룹과, 수상하지 못해도 행사에 온 그룹이었다.
씨엔블루의 경우, 2015 MAMA에서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상 주인공으로 낙점됐으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스케줄 등을 이유로 일찌감치 불참 사실을 알렸다.
반면 갓세븐은 한 해 동안 보여준 활약에도 빅뱅, 엑소, 샤이니 등 동종 장르 쟁쟁한 경쟁자들에 밀려 ‘무관으로 귀국하게 됐다. 그래도 이들은 2015 MAMA 프리위크의 얼굴로 활약하는가 하면,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등 제 역할을 톡톡히했다.
특히 ‘사장님 박진영의 축하 무대가 펼쳐질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흥에 겨운 모습으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또 몬스터엑스와 세븐틴은 신인의 패기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이들은 나란히 남자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나 대형 신인 아이콘에 밀려 신인상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기꺼이 2015 MAMA에 참석,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K팝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인공들이 퇴색시킨 음악 축제?
올해의 아티스트상 수상 후 빅뱅의 소감 발표 가운데 등장한 태양의 쓴소리는 그 의도에 대한 갑론을박을 낳고 있지만 곱씹어볼 만 한 대목이다.
이날 태양은 다 같이 신나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는데 많은 가수분이 자리에 계시지 않아 아쉽다”며 서로의 무대에 함께 호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실제 시상식 말미 가장 비중 있는 시상이 이뤄지는 만큼 다수의 가수들이 함께 자리에서 축하했으면 좋았을 법 한데, 이날 MAMA는 중요한 순간 가수들이 대거 빠져 나가는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을 연출했다.
태양의 발언을 두고 일부 네티즌은 주제 넘은 감정적 발언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들은 현역 아이돌 중 대선배 격인 빅뱅으로서 할 말을 했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팽팽한 대립이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최 측의 진행이 미숙했기 때문이라며 퇴장한 아티스트들을 감싸는 분위기도 제기된다. 어찌 됐든, 훈훈했던 분위기가 퇴색됐다는 게 중론이다.
240분 동안 진행된 화려한 축제의 빛이 발하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빛이 바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이없게도 너무나 짧았다.
아시아의 그래미를 꿈꾸는 MAMA에게는 결단이 필요하고, 그러한 MAMA에 참석하는 아티스트들에겐 성숙이 필요하다.
psyon@mk.co.kr/사진 CJ E&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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