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불광역 인근에서 50대 여성을 잇따라 차량으로 치고 도망친 운전자 2명이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운전 중 행인을 치고 도주한 혐의(특가법 도주차량)로 나이트클럽 DJ 정모씨(37)를 구속하고 현역 군 장교 남모씨(26)를 군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새벽 2시20분께 서울 은평구 대조동 3호선 불광역 5번 출구 앞에서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건너던 송모씨(55)를 차량으로 잇따라 치고 달아났다. 송씨는 이어 들이닥친 세 번째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결국 숨졌다.
경찰은 사고 장면을 찍은 CCTV가 없어 뺑소니 차량을 특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인근 CCTV 100여 개를 분석한 끝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우선 최초 가해차량 운전자인 정씨는 갈현동 소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일을 마친 뒤 다른 주점으로 이동하던 중 운전 부주의로 송씨를 치고 욕설을 하며 도주했다. 정씨는 무면허·음주운전 등 전과 11범으로 사고 후 2차례 도주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3년 9월 음주운전으로 현재 집행유예 기간인 데다 지난 7월에도 무면허·음주운전으로 단속돼 재판 중이어서 가중 처벌이 두려워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다음으로 남씨는 이날 휴가를 받아 커피숍에서 소개팅을 한 뒤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가던 중 도로에 쓰려져 있던 송씨를 차량으로 쳤다. 남씨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순간적으로 당황해 그대로 도주했다고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가해자가 도주하지 않고 바로 신고했다면 피해자가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다”며 뺑소니는 반드시 잡힌다는 신념으로 초기에 전 경찰역량을 투입해 가해자들을 조기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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